간ㆍ폐로 전이 쉬운 ‘발생 3위 암’ 대장암, 재빨리 절제술 시행을

입력
2023.01.22 07:10
수정
2023.01.2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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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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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10만 명당 54.3명이 발생해 갑상선(56.8명)과 폐암(56.4명)에 이어 국내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중앙암등록본부, 2020년 기준). 2019년에는 4위였다가 한 계단 올라섰다.

다행히 대장암은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으면 조기 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대장암 완치율(5년 내 재발되지 않는 경우)은 1기가 90~100%이며, 2기가 75~90%, 3기가 50~75% 정도다.

따라서 45세가 넘으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5년에 한 번 정도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처럼 대장암은 발병 위험은 높지만(발생 4위 암). 완치 가능성도 높아(5년 상대 생존율 74.3%)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가진 암이다.

대장에 암이 발생하면 가까이에 있는 간ㆍ폐로 전이되기 쉽다. 따라서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에 재빨리 수술해 암 뿌리를 완전히 뽑는 ‘근치적 절제술’이 필요하다.

박선진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 질환으로 대장을 많이 절제한 환자는 하루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고, 수술을 받은 경우 변실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대장암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원인으로도 발병하지만 유전적 요인 없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유전성 대장암은 25%, 산발성 대장암이 75%를 차지한다. 4명 중 1명만이 유전성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이 아주 초기인 경우 내시경 수술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해야 한다.

박선진 교수는 “대장과 소장을 지난 혈액이 무조건 간을 지나 폐로 이동해 대장에 있는 암세포는 간과 폐로 전이가 잘 된다”고 했다.

이처럼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를 ‘원격 전이’라고 한다. 원발 부위보다 떨어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격 전이되지 않았다면 대장암은 무조건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근치적 절제술이란 대장암의 종양덩어리만 제거하는 게 아니라 암 발병 부위 주위로 암세포가 퍼져나갔으리라 예상되는 부위까지 넓게 제거하는 수술을 말한다. 대장암 뿌리를 뽑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종양이 커지면서 인접 주위 조직을 침범하거나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이동하기에 암 발생 부위만 절제하는 게 아닌 정해진 주변 부위까지 넓게 제거해야 한다. 다만 다른 장기로 전이됐다면 근치적 절제술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수술 전 의료진은 환자의 병기를 결정하기 위해 수술 계획을 세우지만 수술 계획을 위한 병기에 불과하며, 이후 외과적 수술과 조직 검사 결과로 암 조직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살펴본 후 구체적으로 결정된다. 수술 후 5~7일이 지나 퇴원할 때쯤 알 수 있다.

박선진 교수는 “1~2기라면 추가로 항암 요법이 필요하지 않지만 대장암 2기 후반부터 3기까지는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며 “원격 전이된 4기라면 수술을 할 수도 있고 항암만 할 수도 있다. 다학제적 진료로 수술이나 치료 방향 등을 정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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