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90% "대출이자 감당 힘들다"...대출 증가·금리 인상 이중고

입력
2023.03.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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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 결과 발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고금리와 대출 부담, 공공 요금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고금리와 대출 부담, 공공 요금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3고 위기'로 생계 부담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6일 이 같은 결과를 담은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9~14일 전국 소상공인 1,4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현재 적용되는 대출 이자에 대해 '힘들다'는 응답이 89.7%에 달했다. 이 중 매우 힘든 수준이라는 응답도 55.0%로 절반 이상이었다. 최근 경기 악화로 부채가 늘어난 데다 기준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감당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전년 대비 부채액 증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3.4%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대출 증가의 원인으로는 '매출과 수익 동반 하락'이 41.0%로 가장 많이 꼽혔으며, '매출 하락'이 37%로 총 78%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매출 하락을 겪고 있었다. 이어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 하락(16.0%) 등 순이었다.

가뜩이나 매출이 낮은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를 봤다'는 소상공인은 36.2%, '100만 ~ 200만 원 미만' 17.5%, '100만 원 미만' 13.8% 순으로 소상공인의 절반가량은 매월 수익이 1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빠진 경영 실적을 버티면서 사업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또다시 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대부분인 97.4%는 여전히 빚을 갚지 못하고 있었다. 부채액은 '5,000만~1억 원'이 27.6%로 가장 많았으며, '3,000만~5,000만 원' 22.5%, '3000만 원 미만' 15.8%, 2억 원 이상도 15%에 달했다. 현재 대출 금리로는 '5%대'가 2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6%대' 18.6%, '4%대' 12.3% 등 순이었으며, 7% 이상인 비율도 28.1%에 달했다.

차남수 소공연 정책홍보본부장은 "삼중고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상공인 경영 실적이 매우 나빠져 대출로 버티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 대출 확대와 금융권의 가산 금리 동결 및 인하 등 종합 금융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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