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산성 장관 “한국 측 화이트리스트 복원 환영… 우리는 신중 판단”

입력
2023.03.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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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일 경산성 장관 기자회견 발언
"천 수백여 개 품목 확실히 확인 후 판단"
'일본도 조만간 복원?' 한국 기대 어긋나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이 지난해 11월 11일 도쿄 경산성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교도 연합뉴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이 지난해 11월 11일 도쿄 경산성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교도 연합뉴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명단) 복원 절차에 먼저 나서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을 다시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선 “충분히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22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니시무라 장관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이전부터 국제적 틀에 따라 수출관리를 확실히 적절하게 실시하고 있다. 한국 측이 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복원시키는 데 대해선 “천 수백여 개 품목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 측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용 상황의 실효성을 확실히 확인하겠다. 일본으로선 어떤 결론을 미리 갖지 않고 책임 있는 판단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NHK는 “한국 측 자세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니시무라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한국이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등재하면 일본도 이른 시일 내에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기대엔 어긋나는 것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3개 부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다음 달엔 아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자, 그에 대한 대항 조치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맞불을 놨다. 이런 상황은 3년 6개월가량 지속됐는데, 윤 대통령은 21일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며 “우선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라고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발언 하루 만인 22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주 안에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해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조속한 복원에 합의한 이상 누가 먼저 배제했고 복원하느냐를 따지는 것은 지엽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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