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인하 시기상조" 선 긋자... 실망한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입력
2023.03.23 07:43
수정
2023.03.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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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증시 모두 1.6%대 하락 마감
연준 "올해 한 번 더 인상" 예고
옐런도 '포괄적 예금 보험' 일축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3대 증시가 22일(현지시간) 일제히 1% 넘게 하락했다. 은행 줄도산 공포에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63% 하락한 3만2,030.1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65%, 1.6%씩 밀린 채 거래를 마쳤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촉발한 '은행발(發) 위기'에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다,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종전 연 4.5~4.75%에서 4.75~5%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연준은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를 통해 올해 말까지 금리를 한 차례 정도 더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준 위원 18명 중 17명이 "연말 기준금리가 최소 5.1%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같은 예상치다.

앞서 시장은 미 지역은행들의 유동성 위기를 고려할 때 연준이 최종 금리 수준을 낮출 수 있다고 예상해 왔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같은 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전액 예금 보증'을 부인한 발언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주요 외신은 재무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급 보장 대상을 모든 예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15% 넘게 급락했다. 코메리카(-8.45%)와 US 뱅코프(-7.28%) 등 금융주 약세도 두드러졌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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