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병원비 없어 쫓겨날까 걱정"… 후원계좌 공개

입력
2023.03.24 12:30
수정
2023.03.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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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챙길 때 아니라는 것 깨달아"

정유라씨가 지난해 5월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의 6·1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유라씨가 지난해 5월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의 6·1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어머니의 병원비가 부족하다"면서 후원계좌를 공개했다.

정씨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엄마가 어깨 수술 부위 염증으로 결국 오늘 재수술한다"고 썼다. 최씨의 상태에 대해선 "며칠 내내 했던 말 계속하고 정신도 오락가락하고 너무 안 좋다"고 전했다. 이어 "어마어마한 병원비 때문에 현실적인 걱정을 해야 하는 스스로가 혐오스럽다”며 "형집행정지 기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기준 정씨의 페이스북에서 관련 글을 확인할 수 없지만, 최씨는 페이스북 '소개'란에 "도와주시면 소중히 사용하겠다"며 국민은행 계좌를 남겨뒀다.

정씨는 15일에는 최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 원무과로부터 받은 문자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문자에는 "최서원님의 진료비 본인 부담금이 2023년 2월 21일 기준 4,191만 원입니다. 금일 중 일부 중간 납부 부탁드립니다"고 적혀 있었다.

정씨는 이 글에서 "어머니가 병원에서 천덕꾸러기처럼 사는 것을 보니 제가 제 자존심을 챙기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며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했지만 병원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에 캠핑·맛집 탐방 등 일상사진을 공유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근래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사는 누구를 보며 어느 때보다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며 "저도 걱정 없이 전시회도 보고 취미활동, 여가활동도 하고 싶다. 비꼬는 것이 아니라 쟤는 병원비 걱정은 없겠지 하는 생각에 정말 부러울 때도 있다"고 했다.

정씨는 말미에 "이런 글을 올리게 돼 죄송하다. 하지만 당장 병원비가 없어 쫓겨날까 걱정해야 하는 어머니를 보는 저로선 낭떠러지 끝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썼다 지웠다 수십 번을 반복하며 쓴 글"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 원, 추징금 63억 원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됐지만 척추수술 및 재활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임시석방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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