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작가 대책위 "15년간 1200만원 받은 꼴"

입력
2023.03.27 18:00
수정
2023.03.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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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우영 작가 사건대책위 국회 기자회견
발언 중 눈물 참지 못한 동생 이우진 작가
"형이 전하려던 말에 귀 기울여 달라"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이우영사건대응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만화 '검정고무신' 공동제작자인 이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이우영사건대응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만화 '검정고무신' 공동제작자인 이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 문제로 법정 싸움을 하다 숨진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사업자로부터 받은 돈이 1,200만 원에 불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화계는 유사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 등과 적극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27일 오후 이우영사건대응대책위원회(대책위)는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우영 작가와 저작권 분쟁을 벌인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형설앤 측이 "'검정고무신'(저작권)을 사용하면서 15년 동안 1,200만 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1년에 80만 원 지급한 꼴이다. 그러면서 무기한 사업권을 갖고 원작을 통해 총 77개 사업을 진행시켰다고 전했다. 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창작자의 열악한 환경은 만화, 웹툰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K컬처 부흥에 기뻐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책위의 요구사항은 크게 네 가지다. 형설앤 측에 △ 유가족과 만화인에게 사죄 △'검정고무신' 관련 권한 일체를 유가족에게 돌려주고 사업 철회 △원작자 이우영·이우진 작가에 대한 민사소송 취하를 요구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재발 방지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숨진 이 작가는 수익을 제대로 배분받지 못했고 애니메이션·게임 등 2차적 저작물 관련 사업 진행에서도 배제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이 작가의 동생이자 '검정고무신' 공동창작자인 이우진 작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2007년의 인연(형설앤)은 악연이 되어 형의 영혼까지 갉아먹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입을 뗐다. 이어 "형의 마지막 부재중 전화를 보며 (형이 하려던 말이) 아무래도 마무리하지 못한 이 분쟁을 해결하고 후배와 제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면서 "형에게 '책임감 없다'고 말하기 전에 형이 전하려 했던 말에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류호정(정의당), 유정주(더불어민주당), 김승수(국민의힘) 국회의원 등과 함께 웹툰표준계약서, 만화진흥법, 저작권법 등의 개정에 대한 토론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유정주, 김승수 의원은 공동 발의한 '문화산업 공정유통 및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 통과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박상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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