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버리면 현금으로"...소각장 대안 '소각제로가게' 제시한 마포구

입력
2023.03.27 17: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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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소각제로가게' 첫 시연
분리배출하면 현금·제로페이 환급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 광장에 재활용품 중간처리시설 소각제로가게 1호점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27일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 광장에 재활용품 중간처리시설 소각제로가게 1호점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폐기물 소각장) 입지로 지정돼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마포구가 생활폐기물 중간처리시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일상생활에서 배출된 폐기물을 최소화하면 소각장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은 27일 마포구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각장 건립은 오세훈 서울시장만의 책임이 아닌 분리배출에 대한 부족한 시민의식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기피시설 설치에 대한 보상책 대신 올바른 쓰레기 배출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해결책으로 생활폐기물 중간처리시설인 '소각제로가게'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가로 9m, 세로 3m 크기의 컨테이너에 마련된 소각제로가게 1호점에는 쓰레기 세척과 분류, 분쇄, 압착, 파쇄 등을 할 수 있는 설비들이 구축돼 재활용품 부피를 최대 8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비닐과 유리병, 종이, 캔, 플라스틱 등 배출 품목을 18종으로 세분화하고, 재활용 불가능 제품은 버릴 수 있는 종량제 봉투도 비치했다. 또 폐스티로폼을 재생원료인 잉곳(INGOT)으로 바꾸는 스티로폼 감용기도 구비했다. 잉곳은 추가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27일 마포구 관계자가 구청 광장 소각제로가게 1호점에서 폐스티로품을 재생원료인 잉곳으로 바꾸는 압축기 가동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마포구 관계자가 구청 광장 소각제로가게 1호점에서 폐스티로품을 재생원료인 잉곳으로 바꾸는 압축기 가동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 참여를 높이기 위한 유가보상제도도 마련했다. 품목별로 ㎏당 10~600원의 포인트를 적립하면 일주일 이내 현금이나 제로페이 포인트로 환급받을 수 있다. 구는 소각제로가게를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등 100곳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관내 81세대를 대상으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독려한 결과 1,935L였던 생활 쓰레기가 840L로 56% 감소했다"며 "주민 참여만으로도 쓰레기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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