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프로젝트 유출 논란' 다크앤다커, 세계 최대 유통망서 퇴출...제작사는 반발

입력
2023.03.27 22: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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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앤다커', 세계 최대 게임 유통망 '스팀'에서 삭제돼
제작사 아이언메이스 "넥슨, 왜곡된 저작권 침해 주장"

'다크앤다커' 이미지. 아이언메이스 제공

'다크앤다커' 이미지. 아이언메이스 제공


넥슨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고스란히 유출해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국의 게임개발사 '아이언메이스'의 게임 '다크앤다커'가 세계 최대 게임 온라인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사라졌다. 아이언메이스는 이것이 넥슨의 저작권 침해 중단 요청에 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아이언메이스는 27일 개발진과 게이머 소통을 위해 게이머용 메신저 '디스코드'에 개설한 서버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넥슨의 문건을 공개하며 "넥슨의 게임 데이터를 도용한 바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크앤다커는 앞서 25일 스팀에서 삭제됐는데, 이는 넥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넥슨은 다크앤다커가 공개되지 않은 신규 개발 프로젝트 'P3'를 도용했으므로 미국 저작권법(DMCA)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가 공개한 넥슨의 문건을 보면, 넥슨은 2월 초 P3의 개발 자료를 미국 저작권청에 등록했으며 이를 근거로 다크앤다커가 P3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코퍼레이션도 넥슨의 주장을 받아들여 게임을 삭제 조치했다. 이에 따라 아이언메이스가 진행하려던 다크앤다커의 4월 중 테스트와 연중 정식 출시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의 왜곡된 주장"이라면서 "코드는 처음부터 만들어졌고, 대부분의 자료는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3D 그래픽 개체 거래소)에서 구매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핵심인력 A씨, 퇴사 전 개인서버 사용·개발팀 동반 퇴사 제안 등은 인정


넥슨이 '스팀' 운영사 밸브코퍼레이션에 보낸, '다크앤다커'가 넥슨 프로젝트 'P3'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근거 자료의 일부. 넥슨은 다크앤다커의 캐릭터 디자인, 게임 콘셉트 등이 P3와 흡사하고 그래픽 자료의 파일명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넥슨이 '스팀' 운영사 밸브코퍼레이션에 보낸, '다크앤다커'가 넥슨 프로젝트 'P3'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근거 자료의 일부. 넥슨은 다크앤다커의 캐릭터 디자인, 게임 콘셉트 등이 P3와 흡사하고 그래픽 자료의 파일명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입장문은 앞서 넥슨에서 지적한, 아이언메이스 직원 A씨의 징계 해고를 둘러싼 정황은 상당 부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설명을 종합하면, A씨는 넥슨에서 P3 개발팀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편의를 고려해, 게임의 핵심 자료를 개인 서버로 옮겨 작업했다.

아이언메이스는 A씨가 2021년 초 개인 서버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개인 서버 이용 중단이 작업의 우선순위는 아니었고, 넥슨 보안팀도 사실상 인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A씨가 2021년 6월 상급자와 마찰로 넥슨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기존 팀원들에게 함께 나가자고 제안했다는 점도 인정했지만, "P3 프로젝트와 유사한 게임을 개발하되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할 것임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아이언메이스가 공개한 넥슨의 게시 중단 요청 문건을 보면 넥슨은 국제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유명한 미국 로펌 아놀드앤드포터를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넥슨이 비공개 프로젝트를 유출해 성공을 거두는 부정적 사례를 막기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은 A씨를 2021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7일 아이언메이스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넥슨은 8일 사내 법무실 명의의 공지에서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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