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박찬호 야구장' 건립사업 10년 지지부진 끝 백지화

입력
2023.03.28 14:45
수정
2023.03.28 14:5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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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실시계획인가 취소 결정 고시
"박찬호 야구장 명칭 사용도 불가능"

경기 동두천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조감도. 동두천시 제공

경기 동두천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조감도. 동두천시 제공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 선수 이름을 딴 동두천 박찬호 야구장 건립사업이 무산됐다. 민간사업자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10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동두천시가 사업취소를 결정했다.

28일 동두천시 고시문에 따르면, 시는 23일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변경)인가 취소(폐지)를 결정했다. 동두천시는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간(준공예정 2022년 12월) 내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데다, 32억 원의 법정 이행보증금을 예치하지 않은 것을 취소 사유로 들었다.

시의 조치로 사업은 2013년 7월 사업부지인 상봉암동 소요산 일대에서 기공식을 연 뒤 10년 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사업시행사가 행정소송 등을 통해 시의 결정을 뒤집지 않는 한 사업 재개는 불가능하다.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은 2014년 7월 공사착공 전 단계인 실시계획인가를 받았으나, 민간사업자가 법정 기간 내에 법정 이행보증금을 내지 않아 실시계획인가가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민간사업자가 사업 재개에 나서 2017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5년이 지났는데도 공정률이 30%에 머무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사업은 2012년 민간사업자가 박찬호 선수의 명칭 사용 동의를 받아 상봉암동 소요산 인근 32만㎡(약 10만 평)에 야구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민간 자본 330억 원을 들여 2,000석 규모의 메인스타디움, 성인 야구장 4면, 유소년 야구장 1면, 50타석 규모의 타격연습장, 실내 야구연습장, 캠핑장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었다.

시 관계자는 “야구공원이 들어서면 인근 소요산 관광지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사업이 취소돼 안타깝다”며 “지난해부터 박찬호 선수 측에서 명칭 사용을 불허해 더 이상 박찬호 명칭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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