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에 감동까지 전하는 '오디오북 내레이터'

입력
2023.05.16 19:00
25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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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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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취미이다. 하지만 막상 '내 취미가 뭘까'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랜 기간 우리 국민의 취미에는 '독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독서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활동이면서도 실제 경험하지 못하는 이야기와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또 어떤 이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할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중 지난 1년간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한 연간 독서율'은 성인 55.4%, 초중고 학생은 91.9%로 2017년 대비 성인은 6.9%포인트, 학생은 1.3%포인트 감소하였고 성인의 종이책 독서율은 2009년 71.7%에서 2019년 52.1%로 10년 동안 약 20%포인트 감소하였다. 또한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에 대해 성인은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해서'(29.1%),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7.6%)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읽는 책에서 듣는 책으로, 오디오북 전성시대

이제 독서는 비단 종이로 된 소설이나 문학, 교양서를 읽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활용하여 화면으로 읽는 전자책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고, '2021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서도 젊은층보다 오히려 60세 이상의 전자책 독서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다. 쇼핑, 영상 시청에서도 60세 이상의 모바일 활용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에겐 작은 글씨의 책을 읽는 것보다 원하는 크기로 글씨를 키워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의 강점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종이책이건, 전자책이건 독서라고 하면 으레 활자를 읽는 것으로 간주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책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오디오북'의 이용도 증가 추세이다. 즉, 책을 눈으로 읽는 '독서(讀書)'의 시대에서 책을 귀로 듣는 '청서(聽書)'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팟캐스트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정보를 귀로 듣는 것에 익숙해졌고 활자를 읽는 것보다 시각적 피로도의 감소, 인공지능(AI)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확산, 신선한 재미와 가치의 발견 등 다양한 이유로 오디오북 시장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층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장점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운전을 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책을 들을 수 있고 음성을 통해 타인과 소통의 경험을 느낄 수 있어 앞으로도 그 매력에 빠지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성우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내레이터 진입 증가 추세

2020년 1월, 미셸 오바마는 본인의 자서전인 'Be Coming'의 오디오북으로 그래미상에서 최고의 낭독앨범에 주는 '베스트 스포큰 워드 앨범상(Best Spoken Word Album)'을 수상하였다. 오디오북 역시 음성 콘텐츠의 일종이므로 전달하는 내레이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목소리 연기자인 성우를 비롯해 미셸 오바마처럼 저자가 직접 내레이터를 담당하거나 배우,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사람이 오디오북 낭독에 참여한다. 성우는 좋은 목소리와 발성으로 오랜 시간 들어도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 있으며 책의 저자는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솔된 느낌으로 전달하는 장점이 있고 유명인 내레이터는 팬덤을 통해 입소문이 나고 신선한 몰입감을 준다.

최근에는 일반인이 오디오북 내레이터가 되기 위해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도 하며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활동하기도 한다. 오디오북 내레이터는 단순하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넘어 책의 내용 전반을 이해하고 내용에 적합한 표현을 통해 듣는 사람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정확한 발음, 충분한 호흡, 그리고 긴 시간 마이크 앞에서 낭독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책 속 깊이 담긴 지식과 감동을 듣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진정성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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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순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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