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 삼성'에서 유난히 '미래 동행'이 돋보이는 까닭은

입력
2023.06.07 09:00
11면
구독

2022년 10월 회장 취임
'미래 성장산업' 바이오 중심으로 성과
시민사회와 소통, '동행' 키워드로 상생 실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끌어올린 이건희 선대 회장의 업적을 이어받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여덟 달을 맞은 이 회장은 '뉴 삼성'의 밑그림을 구체화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는 침체기에 빠졌음에도 투자와 기술 혁신을 앞세워 돌파구를 만들고 있고 바이오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침체로 인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설과 연구개발(R&D)에 규모 있는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만 TSMC와 경쟁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경기 용인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20년 동안 300조 원을 들여 생산 거점을 짓는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18년 미래 성장산업으로 바이오·인공지능(AI)·차세대 통신·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등을 점찍었다. 이 중 바이오는 일찌감치 '제2의 반도체'로 낙점했고 빠르게 성장하며 성과를 낸 분야이기도 하다. 전장 역시 2016년 인수한 전장전문기업 '하만'이 전장 시장의 성장세를 타고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올랐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강조다. 이 회장은 2020년 12월에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희망을 밝혔고 시민사회와 소통에 나섰다. 2020년 2월 만든 독립 조직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의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며 다양한 권고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재용표' 사회공헌은 '미래 동행'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삼성과 직접 연관이 있는 이해관계자를 넘어서서 광범위한 영역을 상생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사내 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C랩'은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로 확대됐고 현재는 각 거점에 캠퍼스를 세워 지방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 개선을 위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도 인구소멸 위험 지역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뽑을 계획이다.

동행 의지는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 후 유족들이 유산을 처리한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유족들은 'KH유산'으로 불리는 26조 상당의 상속 유산 가운데 최소 12조 원은 상속세로 납부하고 있다. 유족들은 상속세 분할 납부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주식담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감염병 극복에 7,000억 원, 소아암·희소질환 지원에 3,000억 원 등 의료 공헌에도 1조 원을 기부했다. 또 미술품과 문화재 2만3,000여 점을 국가가 운영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에 기증했다. 일명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기증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특별전에는 관람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