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컷' 송영길 "검찰,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 사병 같은 모습"

입력
2023.06.07 11:05
수정
2023.06.07 11: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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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출두해 면담 불발 뒤 검찰 맹비난
"주가조작 의혹 김건희는 조사도 안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손현성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손현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60) 전 민주당 대표가 예고한 대로 7일 검찰에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의 거부로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23분쯤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해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가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 수사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송 전 대표는 면담 불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김건희 피의자는 소환조사도 안 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한다는 말이냐"며 김건희 여사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등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녹취록과 이정근의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녹취록,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되물었다.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돈봉투 의혹 수사팀을 향해 "고양이 앞에 쥐"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이정근 녹취록을 갖고 민주당을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하고 국회의원 2명(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전 대표의 발언은 돈봉투 의혹과 김 여사 사건을 함께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2부가 김 여사 사건은 권력 눈치를 보며 처리를 미루고 야당 수사에만 주력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의 작심 발언은 이어졌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을 향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지지도가 떨어질 때마다 언론에 야당 전·현직 대표와 의원들의 피의사실을 흘리고 압수수색·구속영장 청구 등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두환·노태우 등 군사정권 시절 검찰도 정치인을 수사할 때는 최소한 여야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으나, 윤석열 정권 아래 검찰은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하는 고려말 무신정권의 머슴 노비, 사병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검찰이 조용히 파리에서 핵에너지와 저출산, 기후위기 문제를 연구하는 저를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반대 투쟁 전선으로 소환했다"며 "거리에서, 법정에서, 유튜브에서, 방송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검찰과 일정 조율 없이 자진 출두해 '입구 컷'을 당하고 돌아선 바 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나를 구속시켜달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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