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코앞인데... 캐나다·호주 깜짝 금리인상에 시장 화들짝

입력
2023.06.08 17:00
27면
구독

주요국 중 첫 동결한 캐나다
고물가에 2회 동결 후 인상
미국 금리동결 전망 78%→63%

캐나다 중앙은행 캐나다은행(BOC) 외관. 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중앙은행 캐나다은행(BOC) 외관. 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금리를 깜짝 인상했다. 주요국 중 처음 금리를 동결했던 캐나다가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6월 미국 금리 동결' 기대에도 균열이 이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 캐나다은행(BOC)은 기준금리를 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BOC는 1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3, 4월엔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캐나다 기준금리는 2001년 5월 이후 약 22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3연속 금리동결 예상이 깨진 것은 물가 때문이다. BOC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4%로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최근 3개월간 계속 4%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주목했다. BOC는 "물가가 목표 2%보다 상당히 더 높은 수준에 고착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놀랍게도 강한 소비자 지출, 서비스 수요의 재반등, 주택 수요 회복, 견조한 노동시장"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금리 동결 신호탄을 쏜 캐나다가 기습적으로 입장을 선회하자 시장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쉽게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에 4월 동결에서 5, 6월 인상으로 방향타를 돌린 것도 부담이다. 위험 선호심리가 뒷걸음질 친 탓에 전날 연고점을 경신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장중 코스피가 2,600선을 밑돌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7만 전자를 위태롭게 지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주 13, 14일(현지시간)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63.3%로 더 높다. 최근 미국 에너지(가솔린), 중고차 가격이 하락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캐나다, 호주와 달리 미국은 동결 여유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지수가 장중 약보합으로 돌아서고, 원·달러 환율이 약보합 마감(1,303.7원)한 것도 미국 물가 상승률은 둔화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78.2%)과 비교해 보면 6월 동결 기대감은 14%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미국이 금리를 연속 인상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또한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13일 미국 5월 CPI 발표 때) 서비스 물가 등 근원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윤주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