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천탑과 10리 고인돌... 그 많은 돌들은 어디서 왔을까

천불천탑과 10리 고인돌... 그 많은 돌들은 어디서 왔을까

입력
2023.09.30 10:00
수정
2023.09.30 17:44

화순 운주사와 고인돌유적지

화순고인돌유적지의 괴바위 고인돌. 화순 고인돌 유적에는 4km에 걸쳐 약 600기의 고인돌이 흩어져 있다. ⓒ박준규

전남 화순은 오래된 과거로 떠나는 여행지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로 화순시외버스터미널까지 바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농어촌버스는 운행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관광지로 이동이 쉽지 않다. ‘화순군 버스정보’에서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광주송정역까지 고속열차로 이동한 후 렌터카를 이용하면 한결 편리하다.

화순군내버스터미널에서 218번 농어촌버스를 타거나 광주 유스퀘어에서 318-1번 농어촌버스를 타면 화순 운주사까지 갈 수 있다. 운행 횟수가 많지 않으니 '화순군 버스정보'에서 미리 시간표 확인. ⓒ박준규


1000개의 석불과 석탑을 하루에? 천년고찰 운주사

운주사는 도선 국사가 풍수지리에 근거해 세웠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언급된 절의 위치, 1,000개의 석불과 석탑,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는 석실 등을 고려하면 고려 초기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된다.

운주사는 평범한 사찰이 아니다. 일주문을 지나 걷는 내내 반전이 펼쳐진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순간 이동한 듯 100여 돌부처와 21기 석탑이 천태만상으로 나타난다. 불교유물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가장 높은 구층석탑은 탑신부에 기하학적인 문양이 조각됐고, 옥개석의 경쾌한 느낌 덕에 전체적으로 세련돼 보인다. 석조불감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돌로 된 팔작지붕에 두 부처가 벽을 사이에 두고 앉은 모습은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렵다. 기단부터 탑신과 옥개석까지 아름다운 곡선을 이룬 원형다층석탑도 시선을 끌고, 떡시루를 연상케 하는 발형다층석탑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새나온다.

운주사 경내로 들어서면 수많은 석탑과 석불이 이어진다. 마치 불교 유물전시장 같다. ⓒ박준규


운주사 구층석탑. ⓒ박준규


운주사 원형다층석탑. ⓒ박준규


운주사 와형석조여해불. ⓒ박준규

와형석조여래불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진다. 도선 국사는 하루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워 새로운 세상을 열려 했다. 그러나 불사가 끝날 무렵 일하기 싫은 동자승이 ‘꼬끼오’하고 닭 울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석수들이 날이 샌 줄 알고 하늘로 올라가버려 마지막 불상이 누운 채 남았다는 이야기다. 도선 국사가 내려다보며 공사를 총감독했다는 불사바위는 전망이 훌륭하다.

운주사문화관의 영상 전시. 누워 있던 와불이 일어서는 모습이 흥미롭다. ⓒ박준규

절 입구의 화순군립운주사문화관도 들를 만하다. 제1전시실은 미디어아트로 화순8경의 비밀스러운 스토리를 재현한다. 제2·3전시실에서는 ‘빛의 감각’ 기획전이 열린다. 운주사의 석불을 신비로운 색과 빛으로 재해석해 보여 준다.

10리 산책로에 무려 600기...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유적지

화순고인돌유적지는 2000년 12월 전북 고창, 인천 강화도 고인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약 4km 구간에 다양한 모양의 고인돌 총 596기가 집중 분포돼 있다. 덮개돌 채석장도 발견돼 돌을 캐고 고인돌 무덤을 만든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여행객을 2,000~3,000년 전 선사시대로 안내한다.

유적지 입구는 두 곳, 춘양면 대신리나 도곡면 효산리 중 편한대로 이용하면 된다. 대신리에서 출발해 고인돌 발굴지 보호각을 살펴본 뒤 계속 걸으면 가늠하기 힘든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고인돌군이 이어진다.

춘양면 대신리 입구에 있는 고인돌 발굴지 보호각. 35기의 고인돌을 원형대로 복원해 무덤방, 출토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준규


화순고인돌유적지의 핑매바위 고인돌. ⓒ박준규


화순고인돌유적지의 달바위 고인돌. ⓒ박준규


화순고인돌유적지 탐방로. 먼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길이다. ⓒ박준규

커다란 암석이 오랜 시간에 걸쳐 갓 모양으로 변형된 감태바위 고인돌군을 지나면, 힘센 거인 마고할머니가 운주사를 축조하고자 거대한 돌을 행주치마에 담아 운반하다 떨어뜨렸다는 핑매바위 고인돌군이 이어진다. 길이 7.3m, 너비 5m, 두께 4m에 이르는 규모에 압도된다. 달바위 고인돌군은 위에서 보면 덮개돌이 커다란 달 형상이다. 주변에 작은 고인돌이 별처럼 흩어져 있다.

고인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이야깃거리도 풍성하다. 관청바위 고인돌군은 보성 원님이 보검재를 넘다 큰 바위에서 임시로 업무를 봤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는 쥐떼를 막기 위해 고양이 형상으로 만들었다는 괴바위도 있다.

길 건너편은 선사체험장이다. 땅을 파고 굵은 나무로 기둥을 세운 뒤 서까래를 올리고 갈대로 지붕을 덮은 움집이 여러 채 있다. 선사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실이자 체험장이다. VR활쏘기, 고인돌축조, 불피우기, 선사시대 무드등 만들기, 반달 돌칼만들기, 돌화살촉 만들기, 선사시대 액세서리 만들기 등 유·무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선사체험장의 움집은 전시장이자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박준규


화순 세계거석테마파크에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이 재현돼 있다. ⓒ박준규


화순 세계거석테마파크에 프랑스 로체 돌멘 석상이 재현돼 있다. ⓒ박준규

세계거석테마파크에는 북한 관산리 고인돌을 비롯해 콜롬비아 산 아구스틴 돌멘, 중국 석붕, 프랑스 로체 돌멘, 인도 우산돌,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감비아 환상 열석 등을 재현해 놓았다.

10월 20일부터 29까지 화순고인돌유적지 일대에서 가을꽃 축제 ‘화순국화향연’이 열린다. ⓒ박준규


화순의 별미 능주전통시장 만수식당의 새끼보국밥(1만 원). 오래 고아 낸 진한 국물에 막창과 돼지고기 특수 부위를 푸짐하게 넣었다. ⓒ박준규


화순의 별미 '능복이'. 카페 '능주커피'의 대표 메뉴로 화순에서 생산한 복숭아로 만든 에이드다. ⓒ박준규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화순고인돌유적지 일대에서 가을꽃 축제 ‘화순국화향연’이 열린다. 향기 그윽한 꽃 장식 조형물을 배경으로 다양한 콘서트가 계획돼 있다. 카페존(화순미림), 패밀리존, 물멍존 등에서 풍성한 행사도 열린다. 축제 기간 광주지하철 소태역에서 축제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화순읍내에서 고인돌유적지까지는 218번, 318번, 318-1번 버스로 갈 수 있다. 같은 번호라도 행선지를 잘 확인하고 타야 한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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