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내가 젊은 배우였다면 일냈을 것" [인터뷰]

김해숙 "내가 젊은 배우였다면 일냈을 것" [인터뷰]

입력
2023.12.01 10:03

김해숙, '3일의 휴가'로 스크린 복귀
"영화 보며 엄마의 마음 느껴주길"
호흡 맞춘 신민아·강기영 칭찬

김해숙이 '3일의 휴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김해숙이 '3일의 휴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제가 젊은 배우였다면 아마 일냈을 거예요.

배우 김해숙이 자신의 도전 정신을 설명하다 전한 말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그는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했다. 1955년생 김해숙은 후배들에게 '선배님' 대신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는 나이가 됐지만 그에게서는 여전히 젊은이의 열정이 느껴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는 김해숙의 '3일의 휴가'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판타지 영화다.

김해숙은 '3일의 휴가'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제도, 안에 담긴 이야기도 단순하게 그려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딸의 모습을 접한 엄마의 마음은 그 또한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김해숙은 "자식을 위해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게 부모라는 생각이 든다. 자식을 위해 대신 죽을 수 있는 엄마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상의 엄마들을 대표해 복자를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김해숙은 "자식들이 엄마의 마음을 영화를 보며 깨닫고 느껴줬으면' 했다. 진주를 통해서 이들이 잠깐이라도 잊고 있던 걸 느꼈으면 했다"고 이야기했다. '3일의 휴가'를 본 김해숙의 실제 딸은 "진주가 나네"라는 후기를 들려줬단다.

김해숙이 엄마를 떠올렸다. 쇼박스 제공

김해숙이 엄마를 떠올렸다. 쇼박스 제공

김해숙 역시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딸이었다. 김해숙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던 중 엄마를 떠올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정말 슬퍼했죠. 해야했던 말을 못 한 게 가장 가슴 아파요. 지금도 문득 생각이 나는데 깊이 생각하면 무너질 듯해서 아직 그렇게 못 해요. 지인들한테 부모님한테 안부 연락을 자주 드리라고 얘기하죠. '나중에 정말 힘들더라' 하면서요.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영화 속) 휴가가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를 찍는 동안에는 정선에서 살다시피 했다. 김해숙은 "감정을 깨고 싶지 않았다"면서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눈이 내리고 난 후의 정선을 본 그는 촬영 장소가 실제 집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신민아와 자신에게서 닮은 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김해숙은 "민아랑 나랑 비슷하다. 민아가 말이 없는 편이고 나도 개인생활을 할 때는 의외로 나가는 걸 싫어한다. 항상 보면 방에 있는 건 우리 둘이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다양한 작품에서 엄마 연기를 소화하며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은 그이지만 신민아는 유독 탐이 났다고 했다. 김해숙은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 진짜 엄마와 딸 같았다. 민아는 엄마를 보는 눈빛이었고 난 내 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많은 엄마 역할을 했지만 소름이 끼치더라"고 했다. 자신의 실제 딸에게는 "잘하면 너 엄마 뺏길 수도 있어"라는 말을, 신민아 어머니에게는 "제가 딸 좀 데려가도 되겠습니까"라는 농담을 건넸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강기영은 '3일의 휴가'에서 복자의 특별한 휴가를 돕는 가이드를 연기했다. 강기영 또한 김해숙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해숙은 "강기영이 연기 잘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도 "몇 년 같이 연기한 사람처럼 호흡이 맞더라"고 했다. 아울러 강기영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둘 다 애드리브가 터졌다"고 말했다.

김해숙이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쇼박스 제공

김해숙이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쇼박스 제공

김해숙에게는 배우로서 뚜렷한 신념이 있다. 비슷한 캐릭터를 또 맡게 되더라도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 자체가 용감하다. 새로운 역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안주하는 걸 안 좋아한다. 내가 젊은 배우였으면 일냈을 거다"라면서 웃었다. 역할을 맡게 되면 철저한 분석을 거쳐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한다고도 했다. 때로는 직접 의상을 준비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가발을 쓴다. 김해숙은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역에 내가 가까워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애썼다. 그래서 그런지 역할도 다양하게 들어온다. 요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배우로서 여전히 긴장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해숙은 "언젠가 한 번은 후배가 '선생님도 긴장하세요?''라며 놀라더라. 그런데 그건 나이랑 상관없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작업이라 아직도 (촬영) 들어가면 긴장한다"고 털어놨다. 이 긴장감은 김해숙의 연기 열정을 증명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아직도 새 배역이 들어오면, 흥분하게 만드는 캐릭터가 있으면 가슴이 뜁니다. '이걸 어떻게 해낼 것인가' 생각할 때 행복하죠. 여자 마피아 보스도 연기해보고 싶네요. 나이든 배우이지만 표현할 게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김해숙의 진심을 담은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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