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없이도 김기현 승리로 마무리... 인요한 혁신위 종료 수순

'희생' 없이도 김기현 승리로 마무리... 인요한 혁신위 종료 수순

입력
2023.12.06 2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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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안 갈등 김기현-인요한 20여분간 대화
김 "지도부 믿어 달라"... 혁신위 배수진 거절
인 "김기현 희생·혁신 의지 확인" 한발 양보
'김기현 승리' 평가에도 갈등 불씨 남아 있어

김기현(왼)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시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기현(왼)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시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혁신안을 두고 대립했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파국을 막기 위한 갈등 봉합을 시도했다. 김 대표는 '희생'을 요구하는 혁신안에 대한 포괄적 수용 의지를 원칙적인 선에서 밝혔고, 인 위원장은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당 안팎에선 김기현 대표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당장의 희생 선언 없이 대표 체제를 지켜낸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공천 심사 과정에서 혁신안 반영에 대해선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향후 불씨가 될 수도 있다.

김기현, 인요한 공관위원장 제안에 "지도부 믿어달라" 거절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20여 분간 간담회를 갖고 입장차를 좁혔다. 김 대표는 먼저 인 위원장에게 "공천관리위원장 제안은 인 위원장이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 달라"고 말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김 대표 등이 혁신위 희생 요구에 반응하지 않자, 지난달 30일 "혁신위에 전권을 주신다고 공언하셨던 (김 대표의) 말씀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 주길 바란다"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김 대표는 다시 한번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다만 혁신안에 대해선 "제안해 주신 안건들은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포괄적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관위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선별적 수용 여지는 남겨뒀다. 혁신위가 강하게 요구했던 지도부와 친윤석열계 핵심,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에 대해선 '추후 전략적으로 판단할 과제'로 미뤄둔 것이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눈 후 고개를 돌려 자리에 앉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눈 후 고개를 돌려 자리에 앉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인요한 "김기현 혁신 의지 확인... 나머지 성공은 당에서"

이에 인 위원장은 "혁신위는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국민 뜻을 혁신안에 담고자 했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책임 있는 분들의 희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변함없다"고 강조했다고 정해용 혁신위원이 전했다. 인 위원장은 "지금까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당이 이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안 관철을 위해 공관위원장을 맡겠다는 입장에서 물러나 혁신안 수용 여부는 당의 몫으로 남긴 것이다.

최악 파열음은 피했지만 불씨 남아

이날 두 사람의 만남으로 최악의 파열음은 일단 피한 모양새다. 다만 7일 예정된 혁신위에서 일부 혁신위원들을 중심으로 두 사람 간 봉합에 대한 반발이 나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당장 당에선 "승자는 김 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험지 출마 등의 입장 표명 없이도 지도부 체제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반면 혁신위는 당장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혁신 의지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 향후 공천 과정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금 같은 당 지지율 정체가 이어질 경우, 김 대표에 대한 불출마 선언 요구 등 견제 목소리가 분출할 수 있다.

이성택 기자
손영하 기자
배시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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