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5개 중앙은행과 '달러 유동성 확대' 합의에도…금융시장 불안은 여전

입력
2023.03.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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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중앙은행, '달러 스와프' 운용 빈도 늘려
2008년, 2020년 금융시장 불안 상황과 유사
미국 중소은행 신용등급 강등, '뱅크런' 우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1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중앙은행 5곳과 함께 달러 유동성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를 계기로 심화하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국 중소은행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이 제기되고, 일부 은행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지는 등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미 연준, ECB, 캐나다은행, 영란은행, 일본은행, 스위스국립은행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 달러화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6개 중앙은행이 달러 자금을 제공하는 스와프(맞교환) 라인의 효율성 개선을 위해 만기 운용 빈도를 매주에서 매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 조치는 20일부터 시작해 4월 말까지 계속된다.

6개 중앙은행은 “세계 자금시장의 긴장을 완화하고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유동성 후방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SVB 폐쇄로 시작된 금융시장 불안은 15일 CS의 유동성 문제가 겹친 뒤 미국에서 유럽, 전 세계로 번지는 분위기였다. 특히 스위스 2위 은행 CS 문제는 심각했다. 스위스 1위 은행 UBS가 19일 CS를 32억3,000만 달러(약 4조2,000억 원)에 인수하고 스위스 정부가 최대 1,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위기는 한풀 꺾였지만 우려는 남아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앙은행들이 스와프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은행 문제 여파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보여준다”며 “중앙은행들은 일반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시장 붕괴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이런 프로그램을 꺼냈다”라고 전했다. 이번 유동성 확대 조치는 2008년이나 2020년 정도로 지금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미 워싱턴타임스는 예금자의 절반이 자금을 인출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미국 은행 중 186곳이 뱅크런에 취약하다고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대형 은행 11곳의 300억 달러 예금 유치 지원에도 불구하고 파산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미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은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FRB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시장은 22일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거나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 위기 해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정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