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때문에 총회 참석 어렵다"고 하자 "자퇴하시길"…간호학과 '똥군기' 논란

2023.03.28 13:30

간호사 지망생들이 공부하는 대학에서도 간호업계 악습인 '태움'을 연상시키는 대학 내 괴롭힘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생회가 주최하는 학과총회나 강의실 청소에 참석하지 않으면 학과 교수님에게 알려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는 방식이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거나, 어린 자녀를 둔 만학도 등 대학생활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운 학생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비수도권 지역 한 대학 간호학과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는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방대 무자비한 똥군기 문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해당 학교 간호학과 학생회는 최근 "간호학과 전 학년이 참여해야 한다"며 학과총회 개최와 강의실 청소 일정을 공지했다. 그러나 어린 자녀를 키우며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작성자는 수업을 들은 후엔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맞춰 아이를 귀가시켜야 하는 등 바로 집에 돌아가 아이를 돌봐야 해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작성자가 학생회장에게 "애 있는 엄마라 그 시간에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 데리러 가야 해 총회에 참석을 못 한다"고 불참 의사를 밝히자 "가족분들 통해서 하원을 하던지 애를 데리고 오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 "최소한의 학과 일도 안 할 거면 자퇴하시는 것을 권고드린다", "앞으로 학과에 없는 분이라고 생각하겠다", "(작성자가) 참석하지 않으면, 다른 학생들이 모두 기다리게 된다,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압박이 이어졌다. "불참한다고 통보할 것이 아니라 (학생회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가르치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에 다니는 학생에게도 이 같은 강요는 이어졌다. 해당 학과 학생회장은 또 다른 학생이 아르바이트 갈 시간과 겹쳐 총회 참석이 어렵다고 알리자 이번에는 총회 참석도 '사회생활'이라며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 빼고 오면 된다"며 "학과생활도 사회생활이다. 본인 신분이 학생이면 학교 사회생활을 먼저 하는 게 맞다"고 강요했다. 이 대학에선 강의실 청소와 집기 재배치까지 학생들 몫이었다. "목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설물 교환 및 가구배치를 해야 한다"는 공지에 불참의사를 밝힌 학생들은 '벌레'라는 모욕적인 발언도 들어야 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어려운 사정에 진학한 대학을 학내 괴롭힘으로 졸업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청소에 불참했던 학생 명단을 교수에 넘겨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까지 하는데 이러다가 졸업을 못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공부하려고 대학에 온 건데 대학생이 왜 청소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일로 불이익을 받고 싶지 않다. 방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에는 학생회 태도를 비판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도 간호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학생회가 교수에게 알리면) 교수가 실습이라든지 학점에 많이 관여하기 때문에 미운털 박히면 곤란하다"며 학생회장의 협박에 대해 "때려야 폭력인가, 저것도 폭력"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학회비 사용 내역부터 공개하라고 해라", "저런 일(청소)을 시키는 교수도, 학생회도 인성이 의심스럽다", "아르바이트도 하원도 안 된다면 무슨 사이비 종교와 별반 차이 없어 보인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최태원 "노소영, 승소 못할텐데 인격까지 침해" 동거인 엄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최 회장이 엄호에 나섰다. 노 관장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유포해 최 회장 동거인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노 관장은 지난 27일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김 이사장의 부정행위 정도가 심하고 장기간에 걸쳐 지속돼왔다"며 "위자료 청구 금액에 대해선 "불륜으로 인한 이익의 극히 일부만 위자료로 토해내면 상관없다는 부정적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정한 금액으로 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이날 노 관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최 회장 측은 "동거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법리적으로 승소 가능성이 전혀 없고 이는 노 관장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노 관장이 이혼소송 제기 후 5년이 지나 1심도 아닌 항소심에서 느닷없이 이런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실을 왜곡한 보도자료까지 무차별적으로 배포한 건 여론을 왜곡해 재판에 압력을 미치려는 매우 악의적인 행위"라고 전했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 보도자료에 대해서도 "개인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최 회장 측은 자신과 이혼 소송 중인 노 관장의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항소심에서 재판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전관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판부를 변경하는 등 변칙적 행위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665억 원을 분할하고, 위자료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혼인 파탄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다고 봤지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주식 절반을 달라는 노 관장 측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장외에서 맞붙은 건 처음이 아니다. 노 관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 회장과의 이혼 소송 1심 판결에 대해 "유책 배우자에게 이혼을 당하면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 대표적 선례가 될 것이란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 측은 그러자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언론을 이용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해 심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양측 항소로 2라운드에 돌입했다. 항소심은 서울고법 가사전담 재판부에서 심리한다. (관련 기사 : 노소영, 최태원 회장 동거인에 30억 위자료 소송)

4세 딸 폭행·학대 숨지게 한 친모…2,400회 성매매 강요 당해

자신의 4세 딸을 굶기고 폭행,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함께 살던 20대 여성이 친모에게 2,400회가 넘는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28일 이 같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7)씨와 아동학대 살해 방조 혐의로 기소된 함께 살던 여성 B(28)씨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지난 24일 A씨에 대해 1심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A씨가 동거녀 B씨의 강요에 못 이겨 1년 반 동안 2,400회가 넘는 성매매를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자 선고를 미루고 이날 속행재판을 열었다. A씨는 남편의 폭력 등 가정 불화로 2020년 8월 자신의 어린 딸과 함께 부산에 있는 A씨 집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했는데 두 사람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 B씨는 A씨를 처음에는 잘 대해 주다가 이후 생활비 등을 요구하며 돈을 벌어오라는 압박을 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했다.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A씨에게 하루 평균 4~5회씩 모두 2,400여 회의 성매매를 강요해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 등 1억2,450만원을 챙겼다. B씨는 사실상 자신의 정신적 지배 상태(가스라이팅)에 빠져 있던 A씨의 생활 모두를 감시했고, 때문에 A씨는 자녀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짜증을 내고 폭행까지 하게 됐다. B씨는 A씨의 아이가 학대와 폭행 등으로 사시 증세를 보이며 시력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성매매로 벌어온 돈을 주지 않는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B씨 남편(29)은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1심 선고는 B씨가 A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성매매를 강요하면서 아동 학대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따져 이뤄질 것으로 전망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 딸(4)을 학대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무기징역을 구형 받았다.

가세연 재판 나온 조민 "포르쉐 탔으면 억울하지도 않겠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전·현직 운영진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가세연 방송 내용으로 입은 피해를 호소했다. 조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다루는 바람에 모든 사람들에게 낙인이 찍혔다"며 김세의 가세연 대표 등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28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와 김용호 전 기자, 강용석 변호사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김 대표 등은 2019년 8월 가세연 유튜브 생중계 방송에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주차된 포르쉐 차량 사진을 공개하며 "아버지는 국산차를 끌고 다니는데 딸인 조씨는 빨간색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며 허위 사실을 방송한 혐의를 받는다. 김 대표 등을 고소한 조씨는 법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씨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들과 조씨가 서로 볼 수 없도록 가림막을 설치했다. 조씨는 "한 번도 외제차나 스포츠카를 몰아본 적이 없다"며 "아버지는 국산차를 타는데 딸은 공부도 못하고 외제차 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온라인으로 유포돼 힘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문 과정에서 조씨가 2013년부터 운행한 아반떼 차량 정보를 제시하기도 했다. 가세연 측 변호인은 이날 조씨에게 포르쉐 운행 여부를 반복적으로 추궁했다. 김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대표로 있던 사모펀드 운영사(PE)에 조씨 등이 투자한 점을 거론하며 "조범동씨가 배임·횡령 등으로 소유한 외제차들을 한 번이라도 운행한 적이 없느냐"고 물었다. 조씨는 이에 "(조범동씨는) 먼 친척이라는 것만 알고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무슨 차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포르쉐를 한 번이라도 탄 적이 있으면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가세연 측은 "방송 내용은 조씨가 아닌 조 전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조씨는 이에 "(아버지보다) 오히려 제가 더 피해자가 아닐까 싶은데, 꼴찌에 아버지 돈 받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공부도 안 하는 이미지로 만들어놨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이 "방송 내용 중 두 번 유급한 사실과 성적이 꼴찌에 가까웠던 점은 기소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씨는 "기소된 것과 안 된 것의 차이는 제가 잘 알지 못한다. 기소와 사실 여부는 다르다"고 답했다. 가세연 측 변호인이 쟁점과 관계없는 조씨의 유급 사실에 대한 견해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자 이 판사는 "증인이 경험한 사실에 대해서만 질문하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방송 당시 피고인들이 허위사실을 인식했는지와 비방 목적이 핵심이기 때문에 조범동씨 관련 사실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