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슬럼화에 사기 피해까지…'송도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은 언제쯤?

2024.02.29 04:30

지난 2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에 자리한 중고차 수출단지. '관계자 외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은 정문 너머 단지 안에는 앞 유리에 이미 팔렸다는 뜻의 'Sold Out'이라 적힌 차량들이 빼곡했다. 중고차들은 단지 앞 꽃게거리에도 널려 있었다. 앞 유리에 흰색 마커펜으로 소유주 표시를 해놓은 차들이 도로나 무료주차장에 흔하게 보였다. 인근 모텔촌 이면도로에도 수출용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곳곳에 있었다. 도로 한가운데서 차량 보닛을 열어 확인하거나 차량 외관 사진을 찍고 가격을 흥정하는 거래 모습도 목격됐다. 꽃게거리 식당에서 만난 50대 손님은 "이 거리가 중고차에 점령당한 지 오래"라고 한숨을 쉬었다. 28일 연수구 등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단지는 송도유원지가 2011년 문을 닫은 뒤 관광단지 등 개발사업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비게 된 땅에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속속 들어오며 조성됐다. 이곳은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80% 이상(지난해 기준 50만2,000여 대)을 처리하는 인천항(내항·남항·신항)과 차로 15~25분 거리에 있다. 수출단지는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중고차들이 단지 밖까지 침범해 불법 주·정차와 소음·분진 문제로 인근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중고차 매입 사기 피해도 쏟아지고 있다. 단지에 입주한 업체는 670여 곳에 이르지만 기초자치단체에 자동차매매업으로 정식 등록된 업체는 단 1곳뿐이다. 나머지는 사업자등록증만 발급받으면 영업이 가능한 일반 무역업이다. 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리비아, 이집트, 요르단, 키르기스스탄 등의 외국인이다. 이 같은 자동차매매업 무등록 업체와 거래하면 사기 피해에 노출되기 쉽다. 수출업자가 차주에게 계약금만 주고 차량을 가져온 뒤 차에 문제가 있다며 잔금을 안 주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잔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차량을 말소하지 않고 계속 타고 다니겠다고 협박하거나 계약 파기 요구 시 견인비, 보관료 등을 뜯어간다. 지난해 1주일에 1건 정도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나 올해는 하루 1, 2건씩 들어오고 있다는 게 연수구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업자들 사이에서 범행 수법이 유행처럼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 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 경찰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롭기 때문에 실제 고소·고발로 이어지지 않아 근절이 어렵다"고 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차주 A씨는 최근 계약금 130만 원만 받고 잔금 100만 원을 못 받아 계약을 파기하는 과정에서 수출업자에게 "50만 원을 안 주면 차도 주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A씨는 "억울하지만 차량을 돌려받기 위해 돈을 줄 생각"이라고 했다. 주민 원성이 높아지면서 중고차 수출단지는 인천 내항 일대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인천항만공사는 4,370억 원을 들여 중고차 2만 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외 전시장, 수출업체 입주시설, 정비소 등을 갖춘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새 수출단지 운영사업자를 선정하고 교통·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6년 하반기 전체 39만8,155㎡ 중 20만4,145㎡를 부분 개장하는 게 목표인데, 난관이 적지 않다. 당장 인천 중구 연안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내항 주변 주민들이 29일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임대료 책정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송도 수출단지 임대료는 3.3㎡당 2만 원 수준으로 저렴했는데 새 수출단지 임대료가 많이 높으면 업체들이 이전을 거부하고 버틸 가능성이 있다. 항만공사 측은 "스마트 오토밸리를 주민들도 함께할 수 있는 랜드마크(상징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수 연습생 화보 촬영 중 바닥 '푹'… 스태프 4명 추락 부상

28일 낮 12시 42분쯤 경기 오산시 세교동의 한 3층짜리 폐공장에서 신인 가수 화보 촬영을 준비하던 스태프들이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2층 바닥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그 위에서 작업하던 촬영 기사 등 스태프 4명이 6m 아래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추락 부상자 중 40대 남성 1명과 30대 남성 1명은 각각 머리 부위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20대 남녀 2명은 경상이다. 부상자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부상자들은 ‘더블랙레이블’ 소속 관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YG엔터테인먼트의 관계회사인 더블랙레이블은 가수 테디가 2016년에 설립한 힙합 회사로 또 다른 가수 자이언티와 전소미 등이 소속돼 있다. 소방과 함께 공동대응에 나선 경찰은 촬영 과정에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정황이 발견될 경우 책임자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탐문 과정에서 이날 화보 촬영은 정식 가수가 아닌 데뷔를 앞둔 연습생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서해 최북단서 환자와 함께한 10년… 이두익 백령병원장 감사패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10년간 환자들을 돌본 이두익(76) 인천시의료원 백령병원장에게 해병대와 지역 주민들이 고마움을 전했다. 28일 해병대 6여단과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인천 옹진군 백령병원에서 취임 10주년을 맞은 이 원장에게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대 장병과 백령·대청·소청도 주민들 명의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날 최덕진 백령초등학교 교장 등 주민 10명으로 구성된 색소폰 동호회는 축가도 연주했다. 백령병원은 백령·대청·소청도의 하나뿐인 2차 병원이다. 2001년 개원 후 2014년 30병상 규모로 신축해 현재 이 원장과 지난달 부임한 산부인과 전문의인 오혜숙(73) 과장, 7명의 공중보건의 등 의사 9명이 근무 중이다. 인하대병원장을 지낸 이 원장은 1973년 경희대 의대를 졸업한 뒤 백령도 김안드레아병원에서 군의관 생활을 하며 백령도와 연을 맺었다. 2012년 정년 퇴임한 뒤 2014년 백령병원이 신축 후 재개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백령도로 돌아왔다. 백령도를 10년간 지킨 이 원장은 '제2의 이두익'도 바라고 있다. 최 교장은 "이 원장님이 어느 날 '섬 지역에 의사가 필요하니, 의대에 지원하는 백령도 학생이 있다면 지원해주고 싶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교사로서 섬 지역 아이들이 의대에 가는 것은 본 적도 없고 꿈꿔본 적도 없는데 그 말씀을 듣고 의사로서, 또 교육자로서의 자세에 놀라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취임 10주년에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며 "그저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는 것이 내 보람"이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센트럴' '팰리스' '엘리움'… "아파트 이름, 정체불명 외래어 대신 우리말로"

서울시가 이해하기도 어려운 정체불명의 긴 외래어 아파트 이름 대신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명이 자리 잡도록 돕는 '아파트 이름 길라잡이' 책자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2022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3차례의 전문가·조합·건설사 등의 토론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책자를 제작·보급하게 됐다. 동네 이름에 건설사명과 브랜드는 물론 '센트럴' '팰리스' '퍼스트' '엘리움' 등 외래어 별칭(펫네임)까지 더해 뜻을 알기도, 기억하기도 힘든 아파트 이름에 변화를 주자는 취지다. 1990년대 평균 4.2자였던 아파트 이름은 2000년대 들어 6.1자, 2019년에는 9.84자까지 늘어났다. 책자는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 △고유지명 활용 △애칭(펫네임) 사용 자제 △적정 글자 수 준수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 등 5가지를 안내한다. 이 밖에도 시대별 아파트 이름 변천사와 아파트 이름 제정에 대한 공론 과정, 아파트 이름 변경 판례 등의 내용을 부록에 담았다. 시는 아파트 이름을 제정하거나 변경할 때 반영·참고할 수 있도록 각 구청과 조합, 건설사에 책자를 배포할 계획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cleanup.seoul.go.kr) 자료실에서도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