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족] "열네 살 노견 '평화'의 남은 생을 함께 해주세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도 나이가 어리고, 이른바 품종이 있는 동물이 입양에서 선호됩니다. 이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하는 지방자치단체 보호소뿐 아니라 민간이 운영하는 보호소에서도 동일합니다. 특히 믹스견 중에서도 가장 많이 입소하는 진돗개나 진도 믹스견은 입양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돗개나 진도 믹스견은 대부분 마당개로 방치돼 길러지거나 떠돌이개가 낳아 새끼일 때 발견돼 보호소로 들어옵니다. 진도 믹스견 '평화'(14~15세 추정·수컷)도 어릴 때 발견돼 보호소로 들어왔지만 '존재감'없이 10년 넘게 입양을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함께 방을 쓰던 개가 세상을 떠났고, 홀로 남은 평화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활동가들은 평화가 안쓰러워 노견과 몸이 좋지 않은 개들이 지내는 방으로 옮겼는데요, 워낙 착한 착한 성격으로 다른 개들과 잘 지내서 소형견사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평화는 10년 넘게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오는 봉사자들만 만나면 애교도 부리고 매력을 뽐냈지만 좀처럼 입양 가족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해외 입양이라도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나이가 많고, 신장이 좋지 않아 이 마저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기적처럼 지난해 봄 임시보호자 김다연씨를 만났는데요, 김씨의 정성 어린 돌봄 덕에 평화의 건강 상태는 호전됐습니다. 하지만 김씨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더 이상 가정에서 지낼 수 없게 됐고, 다른 임시보호자나 입양자를 찾지 못하면 다시 보호소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개, 고양이들과 잘 지내지만 다만 낯선 개들이 많은 곳은 싫어한다고 해요.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신장 사료와 신장 보조제만 챙겨주면 된다고 합니다. 김씨는 "평화는 매우 착하고 점잖은 성격으로, 짖음이나 분리불안이 전혀 없다"며 "사람 품을 좋아하는 평화가 보호소가 아닌 남은 생을 따뜻한 가정에서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일반식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임시보호자 김다연씨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gyobin1109?igsh=MXNrOGJyZjg5ZmY3Mg==

‘방치 논란’ 대구 실내동물원 동물들 새 보금자리 찾았는데…

사실상 폐업한 실내동물원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동물들이 지낼 동물원이 정해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동물원이 적합한 시설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22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동물원 ‘네이처파크’는 최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실내동물원 동물 324마리를 1억3,100만원에 낙찰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내동물원은 코로나19 이후 운영난을 겪었다면서 지난해 5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운영을 중단한 뒤 동물들은 사실상 방치돼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합동 점검반이 이 동물원을 조사할 당시, 기니피그 한 마리의 사체가 방치된 채 발견됐습니다. 또한 돼지와 개를 비롯한 동물들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설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배설물 또한 어지럽게 널려 있어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실했습니다. 점검 당시에는 동물원에 상주하던 직원이 있었지만 적절한 관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동물원 운영자는 경남 김해시의 또 다른 동물원도 운영한 이력이 있습니다. 당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대구에 위치한 또 다른 동물원을 운영하면서 동물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병들어 죽은 낙타의 사체를 톱으로 썰어 다른 동물들의 먹이로 준 혐의를 받은 겁니다. 네이처파크는 낙찰받은 동물들을 이달 말까지 이송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네이처파크 관계자는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지내는 동물들이 건강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데려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이 과연 동물들을 모두 데려가기 적당한지, 이송 시설을 정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됩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해당 시설은 실내동물원은 아니지만, 동물들에게 온전한 복지를 제공할 곳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동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사회적인 문제가 된 시설인데, 동물을 제대로 돌볼 능력을 판단하기보다 금전적 가치로만 인수가 결정됐다는 점은 현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려견 순찰대, 효과 있을까?"학폭 피해·길 잃은 장애인 구했답니다"

22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은광여고 앞 골목. 올해 세 살인 시츄 '예솜' 대원이 초록색 형광 조끼를 입고 나타났다. 예솜이는 골목 여기저기를 킁킁대며 관찰했다. 견주 구지인(35)씨도 예솜이 한 발짝 뒤에서 따라 걸으며 유심히 주위를 살폈다. 이들의 정체는 '반려견 순찰대'. 예솜이가 순찰 도중 깨진 보도블록 앞에서 걸음을 멈추면, 구씨가 이를 확인해 구청에 수리 민원을 넣는다. 반려견들이 '동네 지킴이'로 나섰다. 동네 순찰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을 구조하고, 위험 시설물을 찾아내 안전을 확보한다. 긴급안심비상벨이나 가로등 같은 범죄 예방 시설물도 점검한다. 성과가 사람 못지않다. 서울에서만 1,424팀이 순찰대로 활동한다. 지난해 총 4만8,431회 순찰을 통해 경찰 신고 331건, 시설물 파손 등 생활 위험 신고 2,263건을 기록했다. 전국 최초인 서울시 반려견 순찰대는 2022년 처음 도입됐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일본 사례(멍멍 순찰대)를 참고해 만들었다. 매년 심사를 통해 뽑히는 순찰대는 소형견부터 중형견, 대형견까지 다양하다. 강남구에서 1년 넘게 활약하고 있는 웰시코기 믹스견 '감동이'는 학대로 전신 화상을 입고 피부가 벗겨진 상태로 경남의 한 주택가에 유기됐다. 3년 전 감동이를 임시 보호해 치료하다 입양한 견주는 "처음엔 상처가 심해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이제는 건강한 모습으로 순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지원 계기를 밝혔다. 강남구에서 활동 중인 포인터 '까미'는 경기 포천의 한 보호소에서 10년을 지내다 지난해 입양됐다. 검은색 대형견은 입양이 잘 되지 않는다는 말에 가족이 되기로 결심한 견주 유가형(48)씨는 "덩치가 커 입양은 안 됐지만, 동네 순찰에는 제격이다"라며 "동네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책임지고 있다"며 소개했다. 그는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서 '순찰하는 강아지냐'며 반갑게 인사하고 말을 건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순찰대에는 급성 녹내장으로 한쪽 눈을 잃은 윙키와 자매 순찰대 예솜·예콩 등 개성 넘치는 반려견들이 있다. 순찰대 역할은 기대 이상이다. 동네 주취자나 실종자를 발견해 귀가 조치하는 등 사람을 구한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차량을 잡아내고 파손된 시설물을 찾아내는 등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강동구에서 활동하는 '쿠로'는 지난해 5월 새벽 순찰 중 길바닥에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전날 실종 신고가 접수된 발달장애인이었다. 길거리를 배회하다 다리를 다쳤는데 가족에게 연락할 수단이 없었던 그는 쿠로의 눈썰미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금천구 순찰대 '오이지'는 지난해 10월 또래에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는 중학생을 구했다. 반려견 '만두'와 함께 순찰대 활동을 시작한 엄수빈(25)씨는 지난 13일 다리가 불편한 듯 움직이지 못하고 도로 앞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관을 꿈꾸는 엄씨는 "골목에 가로등 고장 난 건 없나, 어디 파손된 곳은 없나 주변을 유심히 보게 된다"며 "아직 경찰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안전한 동네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보람차다"고 말했다. 비록 별도의 활동비가 지급되지 않는 봉사 활동이지만 순찰대는 지역사회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견주들은 "유기견이 반려견으로, 반려견이 순찰견으로 변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는 모습이 뿌듯하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유기견들은 순찰대 활동을 하며 건강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수년간 보호소에 살며 주눅 들었던 표정도 점차 당당해지고 밝아졌다. 관심 어린 시선 속에 동네도 하나둘 변하고 있다. 지난해 이상동기 범죄가 속출하면서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안심비상벨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이들이 도왔다. 반려견 순찰대를 처음 제안한 강민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경위는 "매일 우리 동네를 살펴보면서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고 확보하는 데에서 의미가 시작된다"며 "올해는 2,000팀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경의 반려배려

원영적 대신 희진적 사고가 필요한 동물권 [고은경의 반려배려]

요즘 원영적 사고, 럭키비키라는 말이 언론이나 온라인에 자주 등장한다. 그룹 아이브의 멤버인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방식을 뜻하는 것으로, 운이 좋다는 영어 단어 럭키(Lucky)와 장원영의 영어이름인 비키(Vicky)를 합친 ‘럭키비키’라는 용어가 밈(Meme·인터넷 유행어)이 됐다. 럭키비키는 정치인과 기업 세미나에서까지 인용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 성동구가 진행하는 사업인 ‘반려견 순찰대’가 화제가 된 상황을 럭키비키라고 표현했고, 한 대기업 세미나에서는 초청 강사가 원영적 사고를 교육 내용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질문을 하면 원영적 사고에 기반해 긍정적으로 답해주는 '원영적 사고 챗GPT'까지 등장했다. 이 얘기를 듣고 난 뒤 원영식 사고를 일상생활에 적용해봤다. 빨래하는 걸 잊어버리고 나왔는데 "다행히 지금 입은 옷을 포함해 한 번에 더 많은 빨래를 할 수 있구나" 하고 웃어넘겼다. 부정적 사고를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짜증 나는 현실에 '럭키비키잖아'를 적용해보려고 하니 쉽지만은 않았다. 요즘 보면 한숨만 나오는 동물 뉴스에도 원영식 사고를 적용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어떤 동물 이슈에도 도저히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정부가 수년 전부터 개물림 사고 감소와 위험한 개 관리를 위해 추진해 온 기질평가제는 갑자기 맹견사육허가제와 결합하면서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실효성마저 의문(본보 5월 16일 자)이 제기되고 있다. 맹견이 내는 사고 비율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고, 이미 특정 종을 맹견이나 위험한 개로 관리하는 독일과 영국에서조차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맹견 관리에만 방점을 두는지 납득하기 어려워서다. 얼마 전에는 대전 동구청이 맹견 70마리가 탈출했다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지만 알고 보니 인근에서 구조해 기르던 소형견 세 마리인 게 드러난 사건도 있었다. 방송인 이경규가 시작한 웹 예능 '존중냉장고'는 진돗개에게 입마개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마치 매너가 없는 것처럼 그리면서 진돗개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제작진은 결국 사과문을 올렸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만 더 키울 뿐이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맹견과 진돗개에 대한 혐오, 막연한 공포증을 드러낸 사례들이다. 최근 치료 중인 돌고래 두 마리에게 무리하게 쇼를 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거제씨월드 문제도 해결책은 요원해 보인다. 동물학대 논란이 일자 회사 측이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보고 난 뒤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오죽하면 수의사들이 성명을 통해 거제씨월드의 고래류 관리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는지, 행정 권한이 있는 경남도청이 회사 측이 낸 개선안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가장 황당했던 부분은 수족관 내 새끼 돌고래 출산과 관련해 "단지 법 위반의 염려 때문에 동물복지윤리에 반하는 낙태 및 안락사를 시켜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현행법상 신규 고래류 개체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낙태나 안락사를 운운할 게 아니라 회사 측이 처음부터 분리사육을 했으면 됐을 일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럭키비키를 외칠 수 없는 와중에 희진적 사고가 떠올랐다.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터뜨린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발언에서 시작된 희진적 사고는 (본인 기준) 부정적 상황에 맞서 싸우는 대항적 사고방식을 뜻한다. (하이브와 어도어 사태와는 별도로) 동물권에는 분노를 표출하고 불의에 대항하는 희진적 사고가 더 적합한 것 같다.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