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이 초등 1학년생 공개 망신 ... 법원 "정서적 학대, 죄질 무겁다"

입력
2022.12.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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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앞에서 일기 읽고, 급식실에 40분 방치
40대 교사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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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생을 친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혼내고 망신을 준 담임교사가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학대처벌특례법(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 A(45)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40시간 수강과 2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담임교사로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정서적 가해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9년 3월부터 11월까지 학생 4명에게 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군이 쓴 일기장에 자신에 대한 안 좋은 내용이 적혀 있자, 그 일기를 다른 학생들이 듣도록 크게 읽은 뒤 "(B군을) 혼내야 돼. 안 내야 돼?"라고 말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C군을 40분간 혼자 급식실에 방치해두기도 했다. 초등학교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데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봤다. 김 부장판사는 "담임교사로서 초등학교 1학년에 불과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반복한 점에 비추면 죄질이 무겁다"며 "피해자들은 정서적 충격과 혼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초범인 점 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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