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42%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 겨우 낸다"

입력
2023.02.23 14:00
수정
2023.02.23 14:03
구독

무역협회 '금융 애로 실태 조사'
수출 기업 60%..."자금 사정 1년 이상 나빠질 것"
2년 동안 대출 금리 3%↑…연이자 부담 32조 증가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무역산업포럼에서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무역산업포럼에서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국내 수출 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만 겨우 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금리 시대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이런 내용의 금융 애로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 14일~23일 협회 회원사(1,000개 회사 중 403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년 대비 자금 사정이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45.7%에 달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8.5%였고, 나아졌다는 응답은 15.9%에 그쳤다.

자금 사정이 나빠진 주요 원인으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87%‧복수응답), 금리인상(68.%), 매출 부진(54.3%), 인건비 상승(50.5%), 환율 상승(46.7%) 등이 꼽혔다. 특히 중견기업(71.4%), 중소기업(69%)이 금리인상으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응답 기업의 58.7%는 지금부터 1년 이상 자금 사정이 나쁠 거라고 내다봤다. 6개월 내에 자금난이 풀릴 거라는 예상은 10.3%에 불과했다.



수출 기업 10곳 중 2곳은 "신규 대출 금리 6% 이상"

한국무협협회 제공

한국무협협회 제공


수출 기업들이 지난해 받은 신규 대출의 금리 수준은 4~5%(32.8%), 5~6%(25.7%)가 많았다. 금리 6% 이상으로 돈을 빌렸다는 응답도 22.4%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수출 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만 겨우 감당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이자비용과 영업이익이 같다는 기업이 26.8%였고,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더 많다는 기업도 15.1%나 됐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전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무역산업포럼에서 이 설문 조사를 소개하며 "국내 기업들의 대출 금리는 지난 2년 동안 3% 가까이 상승했고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약 32조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수출 산업 생태계는 한번 무너지면 복원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 고금리가 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게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협회는 금융애로 건의서를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