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우려는 걷혔지만... 연준 "물가 잡으려면 멀었다"

입력
2023.02.23 17:00
수정
2023.02.23 17: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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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의사록, 긴축 의지 재확인
3·5·6월 연속 '베이비스텝' 가능성↑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선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하다. 물가와 경기가 계속 고공 비행하는 ‘노 랜딩(무착륙)’ 공포가 커진 탓이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모두 목표치인 2%까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목표 달성에 확신이 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누적된 긴축 효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탄탄한 노동시장이 임금과 물가에 지속적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위원들의 일치된 진단이다.

의사록은 당시 회의에서 거의 모든 참석자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0.25%포인트 올리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표결도 만장일치 찬성이었다. 그러나 일부 위원의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선호 의견이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공격적 금리 인상이 물가 목표치를 더 빠르게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긴축정책을 성급히 종료하면 인플레이션 상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다.

연준의 긴축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올 연말 미국 최종금리 수준이 지난해 12월 점도표 예측치인 5.1%(중간값 기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시장은 연준이 3월과 5월에 이어 6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6월 5.25~5.5%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시장 채권금리를 통해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서도 6월 미 기준금리 상단이 5.5% 이상이 될 가능성이 한 달 새 4.2%에서 74.4%까지 치솟았다.

내달 연준이 다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현재 1.25%포인트인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22년 만의 최대폭인 1.5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미국이 5, 6월에도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 연 3.5%로 동결할 경우엔 2%포인트 안팎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렇게 되면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 등 후유증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미 연준 결정에 따라 한은도 적절히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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