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뒷걸음친 국민소득... 4만 달러는 언제쯤?

입력
2023.03.07 16: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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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인당 GNI 3만2661달러
원화 기준으론 4.3% 증가했지만
달러 환산액은 2712달러 감소
한은 "환율 안정 시 머지않아 '4만달러'"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미국 달러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7% 감소했다. 원홧값이 달러당 1,300원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달러 환산 소득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기준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로 1년 만에 2,712달러 증발했다. 감소율은 2009년(-10.4%) 이후 13년 만에, 감소액은 1998년(-4,144.7달러)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크다.

1인당 GNI는 한 나라 국민의 실질 구매력, 즉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다. 우리나라는 2017년 처음 3만 달러를 돌파한 후 3만 달러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전년 대비 10.4% 증가하며 3만5,000달러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1년 만에 되돌림했다.

이처럼 '국민 지갑'이 얇아진 것은 이례적인 수준의 원·달러 환율 상승 탓이다. 지난해 미국 등 주요국 긴축의 영향으로 연평균 환율은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뛰었다. 원화 기준 1인당 GNI가 4,220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지만, 달러 환산액이 쪼그라들면서 소득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환율로 인한 GNI 감소액은 4,207달러로 추산된다.

원화 가치 하락 직격탄을 맞은 1인당 GNI는 대만의 추월도 허용했다.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20년 만에 한국을 앞섰다. 미국 달러 대비 대만 달러 환율이 6.8% 상승에 그친 게 주효했다.

한은은 환율이 평시 수준(달러당 1,145원)으로 되돌림할 경우 정부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목표가 실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태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경제성장률이 예상대로 연평균 2% 수준을 달성하고,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 내외를 회복한다면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4만 달러를 달성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한다"고 밝혔다.

4분기(-0.4%) 및 연간(2.6%)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속보치와 동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부문별 성장률은 조정됐다. 4분기 역성장을 이끈 민간 소비가 속보치보다 0.2%포인트 낮은 -0.6%로 하향 조정됐고, 수출은 1.2%포인트 상향된 -4.6%로 수정됐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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