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는 반도체 부진... 교역조건 23개월 연속 악화

입력
2023.03.28 15:00
수정
2023.03.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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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금액지수 6.9%↓... 5개월째 하락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 물량지수 올라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우리나라 대외 교역조건이 23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가 지속되면서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크게 꺾인 탓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 하락한 83.67로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7년 12월~2020년 3월(28개월 연속) 이후 최장기간 악화 기록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난달엔 물건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건이 0.83개 정도였다는 의미다.

교역조건이 나빠진 건 수출가격(-7.9%)이 수입가격(-3.6%)보다 더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2015년=100)는 1년 전보다 6.9% 떨어진 120.05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운송장비(36.1%) 수출이 역대급 호조를 보였지만,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6.2)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그나마 수출물량지수가 전년 대비 1.1% 상승한 117.20을 기록,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전년 2월에 비해 올해 조업일수가 이틀 늘었고, 친환경차 수출 호조로 운송장비 수출이 금액과 물량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물량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수입금액지수(154.11)와 수입물량지수(125.89)는 1년 전보다 3%, 6.7%씩 올라 모두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기차와 이차전지 소재, 난방용 천연가스 수입 등이 늘면서 수입물량과 금액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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