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급식 줄이자" vs "부자 증세하자"...미국 부채한도 협상 3번째 결렬

입력
2023.05.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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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매카시 1시간 협상에도 합의 안 돼
"생산적 논의" 평가 불구 지출 삭감 의견 엇갈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2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논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2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논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착 상태는 여전하다. 의회 절차를 고려할 때 이번 주 내 합의가 필요하지만 저소득층 급식 지원 예산 삭감, 부유층 대상 세금 신설 등을 두고 의견이 맞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했다. 부채한도 문제와 관련된 세 번째 직접 협상 자리였다. 그러나 1시간 정도 진행된 회동에서 양측은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후 성명에서 “(이번 만남은)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디폴트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은 선의를 갖고 초당적 합의를 향해 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라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도 협상 후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보지만 우리는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저소득층 급식 지원 프로그램 추가 삭감을 제안했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대상 신규 세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2024 회계연도 연방정부 지출 삭감 규모를 두고 양측의 입장도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 의회는 1917년부터 연방정부 채무 상한을 법으로 정했고, 1960년대 이후에만 78차례나 이를 올려 왔다. 그러나 지난 1월 31조4,000억 달러(약 4경2,000조 원) 규모 부채한도 상한에 도달했는데도 공화당의 반대로 상한선을 상향하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이면 재무부가 더 이상 빚을 내지 못하고 재원이 고갈돼 공무원 월급 등 각종 지출을 충당하지 못하는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후 파푸아뉴기니와 호주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21일 귀국해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임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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