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환자, 5년 새 남성이 여성보다 더 늘었다

입력
2023.05.25 16:18
수정
2023.05.25 16:4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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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최근 5년 불임 진료 현황 분석
남성 불임환자 9.1%, 여성 2.4% 증가
"진료받는 남성이 늘어난 게 이유"

이기일(맨 오른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에서 난임시술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이기일(맨 오른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에서 난임시술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남성 불임환자가 최근 5년 새 9.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여성은 2.4% 증가에 그쳐 남성의 증가율이 여성의 4배에 가깝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불임 진료와 난임 시술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 기간 불임환자는 22만7,922명에서 23만8,601명으로 4.7%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 불임환자가 7만8,376명에서 8만5,516명으로 9.1%, 여성은 14만9,546명에서 15만3,085명으로 2.4% 늘었다. 전체 환자는 여성이 많지만 5년간만 따지만 남성 환자(7,140명)가 여성(3,539명)의 두 배가 넘는다.

전체 불임환자 진료비는 1,245억 원에서 2,447억 원으로 96.5%의 증가율을 보였다. 불임환자는 남성이 많았지만 진료비 증가 폭은 여성이 남성의 세 배에 달했다. 남성 진료비는 5년간 33% 늘어난 반면 여성은 102.1%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34세 불임환자가 8만6,0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5~39세(8만5,118명), 40~44세(4만4,824명), 25~30세(1만8,352명) 순이었다.

난임 시술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난임 시술 인원은 2018년 12만1,038명에서 지난해 14만458명으로 16% 늘었다. 이 기간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은 5만6,116명에서 6만4,143명으로 14.3%, 여성은 6만4,922명에서 7만6,315명으로 17.5% 증가했다.

난임 시술비도 불임 진료비와 마찬가지로 남성보다 여성이 큰 폭으로 늘었다. 남성 난임 시술비는 100억 원에서 137억 원으로 36.6% 증가한 반면, 여성은 1,441억 원에서 2,453억 원으로 70.2% 뛰었다.

지난해 기준 난임 시술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35~39세다. 전체의 39.2%인 5만5,063명이나 됐다. 30~34세는 27.5%, 40~44세는 26%로 집계됐다.

남성 불임환자가 증가한 것은 과거에 비해 의료기관을 찾는 남성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은 "남녀 모두 결혼 연령대가 올라간 게 직접적인 불임과 난임 증가의 원인"이라며 "정부가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난임 시술 지원을 확대하자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 진료를 받는 남성도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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