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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이재명, 가족까지 건드리며 으르렁… 멀어지는 '정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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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로의 아들 문제까지 걸고넘어지면서 설전을 벌였다. 앞서 정치 복원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여야 대표 간 정책 대화 실시는 이로써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포문을 연 것은 김 대표였다. 그는 10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이 대표의 천박한 인식이 애잔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8일 이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간 만찬 회동을 겨냥한 발언이다. 싱 대사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며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김 대표는 "호국영웅들에 대한 폄훼와 비하에 급급한 민주당이 중국대사 앞에서는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 오만불손한 발언을 열심히 받아 적으면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이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싱 대사가 내정 간섭에 가까운 논란성 발언을 하는 동안 야당 대표가 가만히 보고만 있었느냐는 지적이었다.
이 대표도 참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트위터에 김 대표의 아들에 관한 의혹을 다룬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김 대표가 답할 차례입니다"라고 썼다. 해당 기사는 김 대표 아들이 가상자산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며, 거액의 업계 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주장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문제 삼았다. 김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을 비판할 처지는 아니라는 주장인 셈이었다.
김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서 "아들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 벤처기업(언오픈드)에 직원으로 취업한 게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며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주장한 지 5개월 뒤에 아들이 취업했다며 이해충돌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아들이 상습 도박, 성매매를 한 것은 사실인가"라며 "이제는 이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쏘아붙였다. 지난해 이 대표 장남이 상습 도박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가족까지 거론하며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여야 대표 간 정책 토론 성사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 양측은 김 대표와 이 대표는 앞서 TV 공개 토론에 합의했지만, 방식을 두고 보름 넘게 이견을 보여왔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자꾸 비공식적인 만남을 요청하고, 국민이 지켜보는 정책 대화는 미루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자꾸 대화는 안 하고 논쟁만 하자고 하니까 답답한 노릇"이라며 이 대표에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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