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만나려다 들켰나... 러시아, 김정은·푸틴 회담설에 “할 말 없다”

입력
2023.09.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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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북한에 전차 등 무기 지원 요청할 듯
'무기고 바닥난 사실' 전 세계 광고하는 셈

2019년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 연합뉴스

2019년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 연합뉴스

러시아는 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보도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 김 위원장이 무기 거래를 비롯한 군사협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 러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NYT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이에 대해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이번 회담이 한미일 밀착에 맞서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을 공고히 하는 등 우호를 다지는 차원이 아닌 만큼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번 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김 위원장은 인공위성과 핵잠수함을 위한 첨단 기술을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가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런 와중에 회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무기고가 바닥난 사실을 전 세계에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 국무부도 이날 “미국의 제재와 수출 통제가 성공한 덕분에 러시아가 전쟁에 필요한 무기와 장비를 북한 같은 불량국가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일부러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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