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91억'... 신풍제약 장원준 전 대표 징역 2년6개월

입력
2024.01.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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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자백한 공범 전무는 징역 5년형

90억 원대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90억 원대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풍제약 장원준 전 대표와 전직 임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대표에게 26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노모 전 전무는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두 사람 다 법정구속은 면했다. 임직원이 법을 위반하면 법인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신풍제약 법인에 대해선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됐다. 법원은 또, 이들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무등록 대부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장 전 대표와 노 전 전무는 2008년 4월~2017년 9월 원재료 납품단가를 부풀리거나 거래한 것처럼 꾸민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을 통해 9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자금은 자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생활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전 대표는 그의 부친 고 장용택 전 신풍제약 회장 사망 후인 2016년 3월부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비자금 8억여 원에 대해서만 유죄 판단을 받았다. 범행을 자백한 노 전 전무는 혐의액 전부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비자금 관련 범행은 장 전 회장이 주도해 시작된 것으로, 장 전 대표가 처음부터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장 전 대표는 1년6개월 넘는 기간 동안 8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그전에 마련된 비자금과 합쳐 총 12억 원을 횡령해 기업 경영의 청렴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질책했다. 다만 “57억 원을 공탁하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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