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농담했는데 정몽규 회장에게 전화 와"... 감독 부임 비화 공개

입력
2024.02.19 15:20
수정
2024.02.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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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사적 대화라 확인 불가능...
굳이 사실 관계 확인할 필요도 못 느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온갖 추측과 루머가 난무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비화가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던진 농담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덥석 받았다는 것인데, 사실일 경우 정 회장 또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독일의 대표적 주간 시사잡지 슈피겔이 지난달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클린스만 전 감독은 자신의 선임 과정에 대해 "이 모든 일이 농담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 캘리포니아 클린스만 전 감독의 자택, 한국 대표팀 평가전 경기장 등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을 직접 만난 슈피겔 기자가 쓴 심층기사다.

슈피겔은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또는 준결승전 중 한 경기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만나 "코치를 찾고 계시죠?"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고 했다. 당시는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 16강 탈락 후 사임을 발표했던 때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자신의 질문에 정 회장이 돌처럼 굳더니 "진심이세요?"라고 되물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이튿날 도하의 한 호텔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에게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며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냥 했던 말일 뿐이다. 혹시 흥미가 있으면 또 연락 달라"고 말했다. 몇 주 뒤 정 회장은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직접 전화해 "우리는 매우 관심이 있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앞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을 발표하면서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벤투 전 감독 선임 때와 같은 과정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후보를 추려 접촉한 뒤 협상을 거쳤다는 것인데, 슈피겔 보도 내용과 상충된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협회 측은 "두 사람 간 사적 대화라 확인할 수 없다"며 "그쪽 매체(슈피겔)가 보도했다고 해서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를 우리가 밝히는 것도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고, 굳이 협회가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답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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