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에 농식품부 "대책 총동원해 가격 10% 이상 깎겠다"

입력
2024.03.07 17:27
수정
2024.03.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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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강세...수입은 검역 때문에 어려워"
①할인 지원에 생산자 납품단가도 지원
②수입 과일 할당관세 품목 확대
③못난이 사과 등 비정형과 공급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사과를 팔고 있다.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사과를 팔고 있다.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는 ‘금사과’에 정부가 과일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다. 판매가격을 낮추는 '할인 지원'은 유지하되, 생산자 납품단가까지 잡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다만 사과 수입은 검역 협상이 발목을 잡고 있어 어려울 전망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상재해로 사과·배 생산이 전년보다 30%가량 감소하면서 다른 과일과 농산물의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며 "최근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과일 가격은 1년 전보다 41.2%나 올라 1992년 이후 3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기후 영향으로 생산이 줄어든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71.0%, 61.1% 치솟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과일수급 동향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과일수급 동향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세 가지다. 우선 13개 과일과 채소의 생산자 납품단가를 지원한다. 그간 정부는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을 할인 지원하는 수단을 써왔는데, 유통 첫 단과 끝단에 세금을 투입해 가격을 더 잡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정부 할인 지원(20%)과 납품단가 지원 효과를 고려하면, 사과 소비자가격이 10% 이상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4월 할인 지원 예산으로는 230억 원을, 납품단가 지원에는 204억 원이 투입된다.

두 번째는 수입 과일 확대다. 농식품부는 바나나와 오렌지, 파인애플 등 기존 수입과일 할당관세 품목에 만다린과 두리안 22만 톤을 추가했다. 과일은 한 품목이 다른 품목을 대체하는 특성이 있는데, 다른 과일 공급을 늘려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상반기 물량이 빠르게 유통될 수 있도록 업체별 수입 실적에 따라 물량을 추가 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도입할 것"이라며 "오렌지와 바나나는 직수입해 더 저렴하게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평소에 유통되지 않는 비정형과(못난이 과일)도 대량 푼다. 사과와 배는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못난이 사과와 크기가 작은 소형 딸기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로마트 기준, 사과 비정형과 가격은 개당 1,500원 수준으로 정상과와 비교해 23~29%가 저렴하다.

다만 사과 수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선 △접수 △착수통보 △예비위험평가 △개별병해충위험평가 △위험관리방안평가 △검역요건 초안 작성 △입안 예고 △고시 등 8단계 수입위험분석을 통과해야 하는데, 사과는 수입이 전무한 상황이다. 송 장관은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을 요청한 11개국 중 진도가 가장 많이 나간 일본이 5단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검역 절차를 완료하기까지 평균 8년 1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일본은 1992년 사과 수출을 요청했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수입 위험 분석을 하다 중단된 상태다.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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