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이 앞에서 아내 피 터지게 때렸는데... 영장 기각?"

입력
2024.03.22 15:51
수정
2024.03.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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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앞에서 욕설 자제" 요청한 여성
무차별 폭행한 60대 구속영장 기각
피해자 남편 "어떻게 하면 격리되나"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 홍인기 기자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 홍인기 기자

아이 앞에서 욕설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3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6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피해 여성 남편은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 여성 남편 A씨는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7세 아이 눈앞에서 무차별 폭행당한 엄마, 피해자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 아내는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 카페에서 일곱 살 아들과 함께 있다가 B씨가 욕설이 섞인 대화를 하자 "아이가 있으니 욕설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일면식도 없는 B씨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사건 다음 날 폭행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1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도주 염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A씨는 "아내는 지금 얼굴뼈 골절 수술 중"이라며 "이 남성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돼 주말에 집으로 돌아갔다"고 분노했다. 이어 "(가해자가) 지금껏 사과 한 마디 없이 본인의 혐의가 얼마나 더 더해지는지 알아보고 다닌다"며 "카페에도 2번 더 찾아가 영업방해 신고했는지 카페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 대응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경찰은 가해자가 술에 취했다고 했지만, 카페직원 증언으로는 가해자에게서 주취 행동이나 술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며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한 번 안 하고 가해자가 진술한 내용만으로 그걸 인정해줬다는 미온적인 태도가 너무 화가 난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 얼굴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겨나가 선혈이 튀고, 또 그 피로 머리가 젖을 정도의 출혈이 있을 정도로 폭행한 그 가해자를 어떻게 하고 싶지만 저만이라도 이성을 잡고 정신차려야겠단 생각에 겨우 버티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저 쓰레기 같은 인간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겠냐"고 호소했다.

A씨의 글에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 "집행유예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아이 앞에서 악마가 따로 없다. 평생 트라우마가 남을 거다",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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