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잡히는 것 맞나... 소매가 내리는데 도매가 오른다

입력
2024.03.24 16: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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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가격 10% 이상 하락
평년보다 두 배 비싼 도매가는 올라
정부 "할인지원 중소형 마트로 확대"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구입하고 있다. 뉴시스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구입하고 있다. 뉴시스

고공 행진을 계속하던 사과‧배 소매가격이 10%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할인 지원 대상 밖에 있는 도매가격은 오히려 올라 ‘반쪽짜리 하락’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2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1.6% 내렸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3만9,312원)도 같은 기간 13.4% 하락하며 4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소매가격이 내려간 건 정부의 대규모 할인 지원 영항이 크다. 앞서 정부는 18일부터 농축산물 납품단가‧가격 할인 지원에 1,500억 원의 긴급 재원을 투입했다.

이에 반해 할인 지원이 적용되지 않는 중도매가격은 여전히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배(신고·상품) 15㎏ 중도매가격(22일 기준)은 10만8,600원으로 소매가격이 13% 넘게 하락할 동안 오히려 7.3% 뛰었다. 사과 중도매가 역시 같은 기간 1.0% 올랐다. 중도매가격은 중간 도매인이 소매상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다. 사과와 배의 중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121.5%, 147.3% 높은 상태다.

소매가격이 도매가격보다 낮아지는 가격 역전 현상은 정부 지원을 받는 다른 농산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배추 3포기의 전국 평균 중도매가격은 1만4,140원으로 포기당 4,500원을 훌쩍 넘지만 소매가격(3,611원)은 그보다 낮다. 대파 1㎏ 가격도 중도매가격(2,910원)이 소매가격(2,767원)보다 비싸다. 배추‧대파 등 봄철 노지 채소는 1월 한파와 2월 잦은 강우로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른 상태다. 이종범 강원대 명예교수는 “이상기후가 앞으로도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피해저감기술을 개발해 농업 현장에 빨리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노원구 세이브존을 찾아 농축산물 가격 동향을 살펴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을 중소형 마트·온라인 쇼핑몰로 확대해 국민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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