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현실 '피라미드 게임' 모방 사건, 안타까워" [HI★인터뷰]

입력
2024.03.25 15:09

김지연(보나), 티빙 '피라미드 게임' 인터뷰
'피라미드 게임' 모방 사건에 대한 소신
"학교 폭력, 정당화할 수 없다"

25일 김지연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25일 김지연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배우 김지연(보나)가 학교 폭력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불거진 현실의 '피라미드 게임' 사건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25일 김지연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성스러운 아이돌' 박소연 감독과 신예 최수이 작가가 의기투합해 여고생들의 예측 불가한 심리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그려냈다. 영화 '완벽한 타인',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김지연은 극 전반을 아우르면서 중심을 잡아나가는 주역으로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지연이 맡은 성수지는 서열 피라미드를 깨부수는 게임 저격수로 각성하는 인물이다. 작품은 공개 직후 국내외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고 김지연의 만족도를 더욱 상승시켰다.

이날 김지연은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 감사하다.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결말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라면서 기쁜 소회를 밝혔다. 김지연에 따르면 박 감독은 '약한 영웅'의 여자 버전을 만들고 싶었단다. 여기에 매료됐다고 전한 김지연은 "흡입력 있는 대본이 좋았다. 소재가 일단 신선하다. 주인공이 마냥 착하지 않았던 점이 좋았다"라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짚었다.

김지연은 대본을 읽고 원작 웹툰을 참고하면서 외적인 부분에서 싱크로율을 높였다. 그러면서도 원작에 얽매이지 않도록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에 집중했다. 지난 2017년 드라마 '최고의 한방'으로 연기를 시작한 이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김지연은 작품을 고를 때 흥행성보다 좋은 이야기에 매료된다는 작품관을 드러냈다. 신선한 소재와 심리전, 두뇌싸움이 그가 짚은 '피라미드 게임'의 무기다.

공개 직후 작품의 엔딩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중이다. 시청자들의 후기를 본 소감으로 김지연은 "결말을 해석하는 반응이 재밌었다. 저는 열린 결말로 생각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면서 "여러 가지 마음이 공존한다. 수지에게 힘든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25일 김지연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25일 김지연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김지연은 성수지가 가정환경으로 인해 자립심이 강한 부분을 강조하면서도 악인 또는 선인에 치우쳐 보이는 것을 지양했다. 그는 "'피라미드 게임' 대본은 누구에게 어떠한 정당성도 부여하지 않고 가해자는 가해자라고 말한다다. 또 방관자의 잘못도 짚어서 좋았다. 저는 '가해자는 가해자일 뿐'이라는 대사가 가장 좋았다. 시원했다"라고 시청자의 입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지연은 이번 현장에서 주연이자 맏언니의 역할을 해내야 했다. 김지연은 "그동안 현장에서 만난 선배님들이 너무 멋져서 저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부담감이 컸다.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후배 연기자들 모두 각자 자신의 역할을 너무 잘 해내줬다"라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팀워크의 비결은 무엇일까. 친목 도모를 위한 MT까지 다녀왔다는 비하인드를 전한 김지연은 "감사하게도 (현장에서)친구들이 저를 너무 좋아해 줬다. 제가 유행을 잘 모른다. 친구들한테 그런 것을 배웠다. 학교물 특성상 계속 촬영을 함께해야 했다. 정말 학교를 다닌 기분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같이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하게 지냈다"라고 전했다.

파격적인 욕설 연기도 화제를 모았다. "최대한 현실감 있게 해내려고 했다. 경상도 출신의 억양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저는 너무 시원했다. 수지가 행동으로 많이 반격을 하진 않는다. 당하기만 하다가 해내서 시원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거칠게 욕하는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었다는 김지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오히려 배역 욕심이 더욱 생겼다. 극한으로 치닫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라고 소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지연은 "작품을 마치며 스스로 대견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모두가 잘 버텼다"라고 돌아봤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피라미드 게임' 스틸컷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피라미드 게임' 스틸컷

김지연은 스스로를 두고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항상 자기 전에 '다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요. 주변 선배님들도 저와 같다고 하길래 다행이라고 느꼈죠. 제가 자주 물어보는 선배는 김태리 언니예요. 생각이나 고민을 말했을 때 태리 언니는 '나도 겪었는데 하길 잘했더라'라고 답해줘요."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북 지역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배포된 가정통신문에서는 '피라미드 게임'으로 인해 놀이를 가장한 집단따돌림 현상이 학교에서 확산된다는 것을 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극중 학생들이 서로 투표를 해 A부터 F까지 등급을 매기고 최하위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실제로 따라하는 현상이 발발한 것이다. 주연인 김지연 역시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영향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졌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학교 다닐 때 연습생이어서 학교에 대한 추억이 많지 않다. 저라면 '피라미드 게임'에서 어떻게 했을까 많이 생각했다. 실제로 행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이 캐릭터가 멋있었다. 수지의 용기를 더 멋있게 살리고자 했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학교 폭력은 어떻게 해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작품의 메시지다. 따라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극중 김지연과 대립 구도에 있는 백하린을 연기한 장다아는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친언니라는 사실로 일찍이 관심을 받았다. 이를 두고 김지연은 "장원영 장다아와 같은 회사다 보니까 알고 있었다. 되게 비슷해서 신기했고 달라서 신기했다. 각자만의 매력이 뚜렷하다. 처음 만났을 땐 외적으로 닮았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해보니깐 원영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원영의 모습을 알았으니 닮았다고 생각했다. 다아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깐 각자만의 매력이 있고 다르다고 생각했다"라고 느낀 바를 전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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