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집앞 흉기' 두고 간 40대, 실형 선고 후 외친 말은

입력
2024.03.28 13:47
수정
2024.03.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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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후 "국가가 날 괴롭힌다"
망상장애 진단... 집유 중 범행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단대오거리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단대오거리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택 앞에 흉기를 두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조승우)는 특수협박 및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홍모(43)씨에게 28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씨는 법무부 장관인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져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침입하고, 위험한 물건을 놓아 협박했다"며 "공무원을 상대로 흉기를 이용해 저지른 범행이라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동기에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두 차례나 피해자 주거지를 답사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특수주거침입이 야간에 이뤄졌다"며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중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개전의 정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홍씨 측이 주장한 심신미약은 일부 인정됐다. 재판부는 "홍씨는 사실관계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실내 주거공간에는 침입하지 않았고 피해자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범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범행은 1회에 그쳤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홍씨는 지난해 10월 1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위원장의 자택 현관 앞에 흉기와 점화용 토치 등을 두고 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에게 감시·통제를 받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을 다는 등 반감을 표시했고 망상이 심해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홍씨는 이날 선고 직후 "국가에서 나를 괴롭혔다"거나 "입막음 하지 말라"며 소리를 질러 제지당하기도 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홍씨는 2013년 '망상장애' 진단을 받았다. 범행 당시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였던 만큼, 병적인 증세가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홍씨 측 주장이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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