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쪼아 먹고 새 200마리 '떼죽음'… "고의로 농약 주입"

입력
2024.03.28 17:04
수정
2024.03.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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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의자 입건 조사 중

27일 제주 한 과수원에서 집단폐사한 직박구리와 동박새. 서귀포시청 제공

27일 제주 한 과수원에서 집단폐사한 직박구리와 동박새. 서귀포시청 제공

제주 과수원에서 새 2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자치경찰이 새들이 먹은 귤에 농약을 고의로 주입한 정황을 파악하고 피의자를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

제주자치경찰단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 과수원 내 감귤에 일부러 주사기로 살충제 성분의 농약을 주입해 이를 쪼아 먹은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 새 200여 마리를 폐사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조류 사체와 감귤 일부의 성분 분석을 의뢰해 피의자가 보관하던 농약과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등 관련 증거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박구리와 동박새 사체들. 서귀포시청 제공

직박구리와 동박새 사체들. 서귀포시청 제공

직박구리와 동박새는 1년 내내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대표적인 제주 텃새다. 앞서 전날 오전 11시쯤 해당 과수원을 지나던 행인이 “새들이 무더기로 죽어 있다”고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신고했다. 도지회 관계자는 “직박구리는 먹이로 귤 등을 선호하는 종”이라며 “새들이 귤을 쪼아 먹으면 구멍이 생기는데 거기에 고의로 농약을 주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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