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겠다"는 한동훈… 대통령실 "2000명 절대 수치 아니다" 화답

입력
2024.04.01 17:30
수정
2024.04.01 22:3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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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격전지 후보 "담화에 실망"
함운경, 윤 대통령에 탈당 요구
홍준표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韓 "정부여당 부족함 목숨걸고 해결"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의과대학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의과대학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일 의대 증원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국민 건강과 직결될 문제이기에 숫자에 매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대통령실도 의료계 합리적 대안을 가져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2,000명이란 숫자가 절대적 수치라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4·10 총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 커진 당정이 의대 증원 문제에 있어 유연한 대응으로 호흡을 맞춘 모양새다.

한동훈, 정부에 "증원 숫자 포함해 결론 내 달라" 요구

한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 담화 직후 부산 지원 유세에서 "의대 증원은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정책" "다수 국민들은 의사 증원에 공감한다"고 윤 대통령 입장에 동조했다. 또 "국민의힘은 증원 숫자를 포함해 정부가 폭넓게 대화, 협의를 해서 조속히 국민을 위한 결론을 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렸다"며 "정부도 2,000명의 숫자를 고수하지 않고 대화할 거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그간 "대화를 하는 데 있어서 의제를 제한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여기에 이번에는 '숫자'를 콕 집어 언급하며 좀더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정면돌파 메시지가 부각된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총선을 코앞에 둔 여당 후보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상현 인천 동·미추홀 후보는 페이스북에 "2,000명에 얽매이면 대화 빗장이 열릴 수 없다"며 "지금은 리걸 마인드(법률적 사고)가 아닌 폴리티컬 마인드(정치적 사고)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경기도의 한 국민의힘 출마 후보는 "주변에 실망 여론이 많다"면서 "증원에는 찬성하지만 그 디테일 등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는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 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면서 사실상 윤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할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았다.

일부 후보 '탈당 요구'도

다만 여권 내부에서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 담화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탈당 요구와 관련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거 못 봤다"고 잘라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윤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유승민 전 의원과 조해진 후보, 함 후보 등을 겨냥해 "자중하라"고 일갈했다.

대통령 담화를 두고 어수선한 당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위원장은 오후 부산진구 유세에서 "제가 (당에) 온 다음 여러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걸 어떻게든 바꾸려 몸부림, 발버둥치고 실제로 그래왔다"면서 "정부여당이 부족하다 생각하시는 건 저한테 얘기하시라. 책임지고 목숨 걸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운대구 유세에서도 "정부를 맡은 사람들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할말이 있더라도 '반성한다'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저녁 KBS에 출연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화답했다. 전제가 깔렸지만, 대통령실이 당의 강력한 요구에 응하면서 공을 의료계로 던진 모양새가 된 것이다.

국민의힘 마포을 함운경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마포을 함운경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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