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앞 녹색정의당 "진보정치 지켜달라"... 마지막 읍소

입력
2024.04.09 17:00
4면
구독

창당 이래 첫 '원외정당' 위기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녹색정의당 후보가 9일 경기 고양시 덕양노인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녹색정의당 후보가 9일 경기 고양시 덕양노인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녹색정의당이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마지막 읍소에 나섰다. 그간 거대 양당 구도에서 차별화되는 3당 지위를 누려왔던 녹색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원내 진입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녹색정의당이 원내에 진입하지 못하고 주저앉는다면 소외되고 배제된 시민들, 6411 버스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 투명인간들의 곁을 지키는 진보정치의 목소리는 사라질 것"이라며 "진보정치의 역사가 이대로 끝나지 않도록 녹색정의당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6411 버스는 첫 차를 타고 일터에 가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삶을 상징하는데, 녹색정의당 출신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정신과도 상통한다.

녹색정의당은 원외 정당으로 추락할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봉쇄조항 기준인 3%를 넘기지 못해,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 의석마저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2년 진보정의당으로 창당한 이래 처음으로 원내 진입에 실패하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를 반영하듯 김 위원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편에서 우리 사회를 바꿔낸 독자적 진보정치의 여정이 이대로 멈추지 않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마지막 서울 마포의 홍익대 앞 거리와 서울지하철 3호선 화정역을 택했다. 각각 장혜영 서울 마포을 후보와 심상정 경기 고양갑 후보가 출마한 지역이다. 장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로 양당 정치 청산을, 심 후보는 지역구 현역 4선 의원으로서의 관록을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심상정과 녹색정의당이 사라지는 정치는 대한민국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많은 의석을 갖고 있는 양당에 한 석을 보태는 것보다 녹색정의당이 있는 국회를 만들어 주시는 것이 확실하게 가치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녹색정의당은 10일 국회 본청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볼 예정이다.

강진구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