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적에서 친구로”, 기시다 “벚꽃처럼”… ‘글로벌 파트너십’ 강조한 미일 정상

입력
2024.04.11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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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전 연설… 중국 견제 ‘고삐’
11일 필리핀 넣어 3자 정상회의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기시다 총리 미 국빈 방문 환영 행사를 마치고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백악관 경내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기시다 총리 미 국빈 방문 환영 행사를 마치고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백악관 경내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정상이 양국 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중국 견제 강화가 협력 목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일본 총리로서는 9년 만에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연설로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64년 전 상호방위조약에 서명할 당시 목표가 파괴될 수 없는 양국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 목표는 달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2차 세계대전 때 양국이 적으로 대립한 것을 거론하며 “적으로 남는 대신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했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다”며 “일본과 미국의 동맹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평화, 안보, 번영의 초석이고 양국 동맹은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제재하고 고립시키는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기시다 총리가 주저하지 않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으로 일본의 국방 역량이 강화됐고, 양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이전보다 더 강력한 국방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미일 3국의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완전한 새 시대의 시작을 보여주는 역사적 정상회담”으로 규정하며 “기시다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과거 상처 치유를 결정하고 우정의 새 장을 시작하기 위한 가장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양국 관계를 벚나무에 비유하며 화답했다. 그는 연설에서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워싱턴에 심은 벚나무가 아름답게 자랐고 벚나무처럼 양국 협력이 전 세계에서 나아가 우주와 심해까지 확대됐다”며 “일본은 글로벌 파트너로서 미국과 손잡고 인도·태평양 및 전 세계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미국 건국 250주년(2026년)을 기념해 일본 정부가 벚나무 250그루를 새로 보내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워싱턴 기념탑을 바라보며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나란히 서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워싱턴 기념탑을 바라보며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나란히 서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환영 행사를 마친 뒤 두 정상은 오전 11시쯤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공식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문으로 모두발언을 갈음했고, 기시다 총리는 “이번 공식 방문을 통해 글로벌 파트너로 미래를 구축하는 양국의 굳건한 결속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이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뒤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시다 총리를 위한 국빈 만찬을 주최한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두 정상은 11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함께 첫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도 갖는다. 이 3국 정상회의는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소(小)다자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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