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 벽보 훼손자 잡았더니… 이스라엘 국적 음대교수

입력
2024.04.22 18:07
수정
2024.04.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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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쓴 채 오토바이 타고 범행

팔레스타인들을 지지하는 '국제 행동의날 대행진' 포스터. 노동자 연대 SNS 캡처.

팔레스타인들을 지지하는 '국제 행동의날 대행진' 포스터. 노동자 연대 SNS 캡처.

대학 캠퍼스 안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 출신 서울대 교수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스라엘 국적의 서울대 음대 교수 A씨를 15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올해 2월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게시판 곳곳에 게재된 '국제 행동의날 대행진' 포스터 여러 장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이 포스터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연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국제 피아노 콩쿨에 다수 입상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A씨는 10여년 전 서울대 교수로 임용돼 현재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대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로 납치된 이스라엘인 인질과 그 가족의 무사 송환을 기원하는 콘서트에서 연주를 했다.

경찰은 포스터를 게시한 학생으로부터 "흰색 스프레이로 포스터가 훼손됐다"는 112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포스터가 게재된 지 3일만에 교내 3곳에 있는 포스터를 각각 훼손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A씨가 헬멧을 쓴 채 오토바이를 타고 포스터를 훼손하고 달아나는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포스터를 훼손한 구체적인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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