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만나고 장쑤성 당서기는 방한… 서먹한 관계 달라질까

입력
2024.04.29 16:00
수정
2024.04.29 16:50
6면
구독

한중, 경제협력 접점 넓히기 나서
조태열 장관, 한중일 정상회의 전 방중
"종합적인 외교 전략 토대로 한중관계 관리해야"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에서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에서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신창싱 중국 장쑤성 당서기가 6월 한국을 찾는다. 장쑤성은 광둥성에 이어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을 추월한 지방정부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해 왕이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나선다. 5월 하순 한중일 정상회의를 전후로 양국이 접점을 넓히며 최근 서먹해진 관계를 개선하는 데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한중일 3자 정상회의 전 조태열 방중…"대화 시그널"

외교부는 29일 조 장관의 방중과 관련 "양국은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토대로 긴밀히 소통해 왔으며 구체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 외교장관이 중국을 찾는 건 2022년 8월 한중 수교 60주년 계기 박진 당시 장관이 산둥성 칭다오를 방문한 후 1년 8개월 만이다. 앞서 22일 조 장관은 재외공관장회의 개막식에서 "중국과 원칙 있는 외교기조를 견지하면서 경제인문 교류 등 착실하게 성과를 축적해 상호 신뢰의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 관심사인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도 조 장관 방중을 계기로 확정될 전망이다. 여러 선택지를 두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애초 중국이 먼저 5월 정상회의를 제안해온 터라 조만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때도 막판까지 일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전례가 있다.

사드 국면전환 때처럼 지방 당서기 잇단 방한…경제접점 많지만 안보협의는 아직

눈에 띄는 부분은 조 장관 방중과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지방정부와의 대면 교류가 잇따르는 점이다. 이달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 방한에 이어 두 달 만에 신창싱 장쑤성 당서기가 한국을 찾는다. 장쑤성에는 LG화학,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자동차 등 우리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다.

중국이 지방정부 당서기들을 한국에 보내는 건 한중관계의 위험수위를 낮추는 전형적인 접근법이다. 2017년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심화시키지 말자고 합의한 이후 천민얼 충칭시 서기,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 첸이웨이 광동성 혜주시 당서기 등이 잇따라 한국을 찾은 전례가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지방정부 당서기라고 해도 당 중앙위원이고 일단 중앙정부와 협의 없이는 마음대로 방한할 수 없다"며 "최근 방한한 중국 인사 중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한중관계를 관리하려고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경제대화에서 외교·안보 고위급 차원의 대화로 이어지면 결국 어려운 의제들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면서 "복잡한 한국의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해 상호 최고점과 최저점을 설정하고 이와 관련한 명확한 전략을 토대로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